앞으로 대리점들이 본사 ‘갑질’에 대항하는 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본사가 이에 대한 보복을 가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해 처벌한다.
본사 갑질의 대표적인 행위인 인테리어 비용분담은 최소 40%, 판촉행사 비용은 최소 50% 이상 본사가 부담하도록 명문화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리점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대리점 거래는 영세한 규모의 중소유통업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본사의 불공정 거래행위 발생우려가 높다”면서 “중소유통업자 누구에게나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보장돼 일한 만큼 제대로 된 보상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거래관행 개선, 대리점 권익향상 등의 측면에서 5대 과제를 15개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우선 대리점이 단체를 통해 본사의 불공정행위에 대항할 수 있도록 대리점법에 대리점단체 구성권을 명문화하고 대리점단체 구성·가입·활동을 이유로 하는 불이익 제공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다.
본사가 악의성이 명백한 보복조치를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적용하고 피해대리점의 신고에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직권조사에 나선다.
피해대리점은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대리점법에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근거를 마련한다. 불공정한 계약체결을 초래하는 본사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행위 자체도 금지한다.
공정위는 또 본사의 인테리어 변경, 판촉행사 참여 요구 등이 빈번한 업종에 대해 표준대리점계약서에 본사가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조항을 설정할 방침이다. 예를 들면 인테리어 비용분담 최소 40% 이상, 판촉행사 비용 최소 50% 이상 등이다.
대리점에 안정적인 거래기간이 보장되도록 업종별 적정 거래기간을 고려해 표준대리점계약서에 최소 3년 이상 계약갱신요구권을 설정한다.
공정위는 아울러 인근에 신규점포를 개설할 경우 본사가 기존 대리점에 사전 통지토록 하며 피해대리점이 손해배상소송에서 손해입증에 필요한 자료 확보가 쉬워지도록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권을 대리점법에 신설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세부 금지행위 유형도 세분화하 고시로 지정한다. 묶음 판매 강제, 판촉행사 비용 분담, 판매목표 강제, 불이익제공, 매장확대·점포환경 개선 요구 등이다.
김 위원장은 “대리점 분야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시장경제의 활력이 유지되고 소득주도 성장기반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한 과제들은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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