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호이 총리 스캔들로 촉발..각당 의견 달라 통과 불투명
스페인 의회가 다음달 1일(이하 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하기로 했다. 이달 말 논의 뒤 이튿날 표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집권 대중당의 부패 스캔들에 야당이 모두 분노하고는 있지만 불신임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불신임안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불신임안이 통과되더라도 주요 야당이 모두 유럽연합(EU)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어 당장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으로 불똥이 튀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만약 라호이 정부가 살아남으면 의회 소수당 정부의 권한이 더욱 위축돼 조기총선을 촉발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인 의회 의장은 이날 의회가 이달 말 심의를 거쳐 다음달 1일 라호이 정부 불신임안을 표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스페인 법원이 집권 대중당이 기업인들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판결하고 대중당 간부에게 실형을 선고한 뒤 제1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당이 불신임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불신임안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부정에 분개한다는 것에서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라호이 불신임안 통과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스페인 금융시장도 25일 일단 급락세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았다.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이날 0.6%로 낙폭을 좁혔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정정불안이 스페인에 영향을 미친 것이 지난 주말의 과도한 반응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스페인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과장됐다는 것이다.
마드리드 투자은행인 아르카노그룹의 이그나치오 데라 토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경제는 실업률 하락, 임금회복, 소비개선, 부동산부문 개선의 선순환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라호이 정부가 실각하더라도 "경제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라호이 총리가 살아남으면 조기총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라호이 정부는 소수당 정부로 2011년 집권 이후 경기회복을 이끌어왔지만 불신임 표결에 부쳐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치적 동력을 크게 잃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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