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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블록딜 후폭풍, 삼성전자 또 공매도 몰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블록딜 여파로 삼성전자에 대한 공매도 거래가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이후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블록딜로 다시 공매도세력의 주요 타깃이 됐다.

5월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알려진 30일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량은 258만3067주를 기록했다.

직전인 29일의 공매도 거래량(46만2271주)과 비교할때 6배에 달하는 양이다. 공매도 거래대금도 200억원대에서 1300억원으로 뛰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잔고도 29일 1억2288만주에서 30일에는 1억3449만주로 늘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1% 하락한 4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금융산업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른 지분매각이 공매도 세력에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금산법에 따라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 지분 10% 이상 가질 수 없고 이를 초과할 경우 매각해야 한다.

보험업법 이슈도 공매도 세력의 주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 및 채권을 자산의 3% 이하로만 보유할 수 있다.

이때 보유주식은 보험업법 감독규정에 따라 보험사는 취득원가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는 주식을 '시가'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보험업법만 취득 원가로 평가하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시가로 반영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약 20조원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삼성전자 20조원어치의 지분을 살 기관도, 기업도 없다"며 실현 불가능한 얘기로 여겨왔다. 그러나 정부의 압박이 점차 강화하면서 삼성생명의 추가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