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좌동재래시장 농협은행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김유아 기자
【천안·부산=김유아 기자】"개차반 인생", "개가 짖는다"라며 최근까지도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운동 첫날 비교적 차분한 어투로 유세활동을 벌였다.
31일 서울에서 출발해 충남 천안과 부산에서 유세 활동을 벌인 홍 대표는 "문 정부가 들어선 후로 살기가 팍팍해졌다. 2번을 찍으면 두배로 살기 좋아진다"며 지역 후보 지원에 나섰다.
연설 내용 대부분이 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지만 비난 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민생', '경제지표'를 강조하던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긴급 경제회의에서 소득 격차를 보고 '가슴 아프다'고 했다"며 "가슴 아픈 경제 사정을 왜 이제야 알았냐"고 비판하는 데 그쳤다.
홍 대표는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13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사전투표날인 8~9일에 투표장 가셔서 2번 찍어달라"고 전했다.
또 당이 힘들다며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93%다. 우리 당은 호남 지역에서 후보도 내기 어려웠다"며 "사정사정해서 겨우 후보 냈다. 그만큼 힘든 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한국당이 없어질 수도 있다. 나도 집에 가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이 땅은 일당 독재국가가 된다. 부산을 믿는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차분했던만큼, 유세 현장 분위기 또한 차분했다. 이날 천안 신세계백화점 건너편 도로 갓길에서 벌인 유세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신호등을 건너며 흘깃 보고는 지나갈 뿐이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가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부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 대표가 찾은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유세장은 빨강 티셔츠를 입은 한국당 선거운동원들로 대부분 채워졌다. 신호등 건너편 곳곳에 멈춰 선 일반 시민 20명 가량은 조용히 홍 대표 발언에 집중했다.
홍 대표가 탄 유세차량 앞을 지나며 길게 경적을 울려 반대 표시하는 운전자들도 몇몇 있었다. 이에 홍 대표는 "반대하면 그냥 지나가면 될 것이지"하며 투덜댔다.
응원을 보내는 열성 지지자들도 빠지지 않았다. 홍 대표가 "지난 1년동안 장사가 잘 되길 했냐"거나 "정부가 주사파, 전교조, 민노총, 참여연대 그리고 북한, 김정은만 챙겼다"고 하자 시민들은 "맞습니다"고 크게 대답하거나 박수 소리로 지지를 보냈다.
홍 대표가 연설을 마무리지으려 하자 한 중년여성은 "가지 마세요. 대통령 하세요"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8시 해운대구 부산 일정을 마친 뒤 울산으로 향했다. 다음날인 6월 1일 울산, 경북 구미와 경기 수원을 찾을 예정이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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