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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탐지기.X레이 검색대, 김정은 숙소 세인트리지스 호텔 보안 '국제공항급'

【싱가포르=김현희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 호텔 로비는 지난 10일부터 금속탐지기와 X레이 검색대 등 국제공항 수준의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은 너무 넓은 이유 때문인지 세인트리지스 호텔보다 낮은 수준의 보안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기자들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측 실무진들을 접촉할 경우 경비원이나 경찰에게 제지 당했다.

11일 북한 대표단 관계자들은 삼삼오오 호텔 조식당으로 이동해 아침 식사를 나눴다. 오전 8시 9분께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김성혜 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나란히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흰 반팔 와이셔츠와 검정 원피스 등으로 비교적 가벼운 차림이었으며, 엘리베이터 앞에서 담소를 나누는 등의 여유를 보였다.

그 직후엔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대행이 식당에서 나왔고, 평창올림픽 방남 공연으로 잘 알려진 삼지연 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과 여성 대표단원들이 식사를 하러 내려왔다. 현 단장과 단원들을 미뤄짐작할 때 12일 회담 결과가 좋을 경우 만찬까지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탄경호단'이라는 별명을 지닌 북한 경호원들은 7∼8명씩 무리를 지어 교대로 식사를 했다.

하지만 중요한 회담을 하루 앞둔 상황을 반영한 듯 북한 대표단은 여유 속에서도 긴장을 유지하는 않는 모양새다. 북한 당국자들은 취재를 시도하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무시와 외면으로 일관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아침 식사시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악수하는 등 친밀감을 드러냈다. 북한 기자단들이 이를 카메라로 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리용호 외무상은 오전 8시 47분께 흰색 승합차를 타고 호텔을 빠져나가 약 50분 뒤 주싱가포르 북한 대사 등과 함께 숙소로 복귀했다.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을 방문하고 온 것이다.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도 오전 9시 54분께 호텔을 나서는 등 북한 대표단은 물밑조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