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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포퓰리스트 정부, EU-캐나다 FTA 비준 거부 위협

유럽이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포퓰리스트 신정부가 유럽연합(EU)과 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FTA)인 CETA의 비준을 거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이 협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도이체벨레(DW)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잔 마르코 첸티나이오 이탈리아 농무장관은 일간지 라스탐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CETA가 이탈리아의 특산 식품의 보호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정부가 의회에 CETA를 포함해 다른 유사한 협정도 비준 하지 못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우정당인 동맹 소속 상원의원이기도 한 그는 “다른 유럽국가 측근들도 협정에 대한 의구심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의 애국주의자들만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정을 구성한 동맹과 오성운동은 그동안 EU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줄곧 비판해왔으며 무역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은행규제, 대 러시아 제재를 놓고도 EU와 이견을 보여왔다.

연정은 시민들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국내 시장내 공정하고 지속적인 경쟁에 타격을 입히는 무역 협정들은 반대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주세페 콘테 총리역시 연정과 같은 노선이다.

FT는 첸티나이오가 CETA에 반대하는 이유로 이탈리아 최대 농민 로비단체인 콜디레티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콜디레티는 CETA가 치즈 같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식품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며 밀의 경우 캐나다산이 값이 싼데다가 현지 재배에 제초제가 널리 사용되는 것도 문제 삼아왔다.

EU와 캐나다는 지난해 9월 캐나다산 쇠고기와 EU의 치즈와 포도주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한 CETA에 가서명했다. CETA 찬성론자들은 협정이 EU와 캐나다의 무역을 20% 증가시키면서 EU 경제에는 140억달러, 캐나다 경제에는 90억달러의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벨기에 지방 정부의 거센 반대라는 진통이 있었지만 EU 회원국들은 지난 2016년 CETA 초안을 승인했으며 12개국이 비준했으나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은 의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만약 이탈리아를 비롯해 일부 국가들이 반대가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통보할 경우 CETA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EU 소속 1개국 의회에서라도 비준을 거부할 경우 회원국 정부들이 다시 논의를 해야한다.

또 CETA에 차질이 생길 경우 앞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본과 남미 국가 공동시장인 메르쿠스와의 FTA 체결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