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해 취임 초부터 꾸준히 이민자 거부 정책을 고집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난민선 입항 거부로 도마 위에 오른 이탈리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부 총리를 칭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도중 "나처럼 난민에 매우 강경한 이탈리아 신임 총리는 훌륭하다. 그를 지난주 만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이 손잡고 구성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의 총리인 주세페 콘테 총리와 지난 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이달 출범한 콘테 총리의 이탈리아 신정부는 지난 10일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 629명을 태운 비정부기구(NGO)의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 호가 이탈리아 항구에 입항하려 하자 이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난민선이 결국 스페인으로 향하게 된 것을 지적하며 "난민에 대한 (이탈리아의) 강경책이 이제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취임부터 불법 이민자 추방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을 추진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규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가 붙잡힌 성인들로부터 아동 1995명을 약 6주 동안 가족에게서 떨어뜨려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약 1500명은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의 옛 월마트에 마련된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수용 대상 어린이가 늘어나면서 미국 정부는 텍사스주 서부 사막 한가운데에 임시 보호소를 개설해 아동들을 수용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자녀를 동반한 불법 국경 월경자들도 예외 없이 구금해 기소하는 정책을 시행했으며 부모와 함께 국경을 넘은 아이들은 기소된 부모와 떨어져 따로 수용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비인도적 조치라는 비판과, 국경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처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유엔은 미 정부에게 격리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 정책은 지난 5월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이 연방검사들에게 "남서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모든 사람을 기소하라. 어린아이를 밀입국시킨 자도 기소하고 아이들은 법률에 따라 부모와 격리하라"는 무관용 지침을 내리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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