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최수상 기자】 "경북지역 댐에서 맑은 물을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울산의 식수해결과 반구대암각화(사진) 보존을 위해 발표한 공약의 핵심 내용이다. 선거 결과 송 후보가 울산시장에 당선되면서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울산에 내린 비의 양은 총 671.4mm로, 평년강수량 1279mm의 52%에 불과했다. 이 같은 가뭄 탓에 지난해 울산시가 낙동강물을 사다 먹는 비용은 240억 원에 달했다.
인구 118만명의 울산은 하루 33만t 정도의 식수공급이 필요하다. 상수원으로 사연댐과 대곡댐, 회야댐 등 3개 댐이 있지만 이처럼 가뭄이 들면 낙동강물을 사서 수돗물을 생산해야 하는 처지다. 이 중 사연댐은 유네스코 등재가 추진 중인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2007년부터 수위를 낮추고 있어 식수댐으로서의 기능이 상당부분 상실돼 있다.
울산으로서는 암각화의 침수를 막기 위해 사연댐 수위조절이 불가피하고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와야 한다. 송철호 차기 울산시장은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가 두 가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구·경북권 맑은물 공급사업이 선행돼야 하는 데, 송 당선자는 물 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일원화됨으로써 그 가능성을 높이 본 것이다.
대구·경북권 맑은물 공급 사업은 '2025 수도정비기본계획'을 토대로 울산권 맑은물 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대구시가 낙동강 대구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로 옮기고, 대신 대구시가 취수하는 운문댐 물 7만t 등을 울산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구미시가 구미시민의 식수와 구미공단 기업체의 공업용수 확보가 어렵다고 반발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으로서는 어떻게 이들 지자체를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인지가 우선 과제인 셈이다.
지역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물관리 일원화에도 중앙정부가 지자체 간의 식수 갈등을 풀어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집권여당 소속인 차기 울산시장의 정치, 행정적 역량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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