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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문 공정·투명하게.. 은행권 환골탈태 나선다

하반기 채용서 신뢰 회복

대검찰청의 채용비리 수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은행권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데 역점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기소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에 기소된 인원만 40명, 구속된 인원도 12명에 달하면서 해당 은행들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하반기 사업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채용절차 더욱 공정·투명하게"

대부분 은행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구속된 12명 중 절반에 달하는 6명이 인사부장, 팀원 등 실무급인 것에 대해 "윗선의 지시에도 흔들리지 않는 채용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채용절차 전반을 뒤돌아보고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절차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기소된 직원들도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향후 사태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기소 대상자 모두가 회사를 떠난 우리은행은 "관련 수사는 각 개인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은행 차원에서 별도의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방은행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BNK부산은행은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으며 대구은행은 "수사결과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지역 우대' 등으로 기소된 광주은행은 "지역에는 대기업 본사 등이 많지 않아 지역은행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욕구가 큰 만큼 지역인재 채용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한데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반기도 공격적 경영 어려울듯

은행권은 올 하반기에도 채용비리 의혹 여파로 공격적인 경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현직 행장이 기소되면서 직접 나서서 향후 경영 청사진을 제시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는 각 은행장들이 역점을 두는 사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일도 많았는데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하반기 채용을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검 수사 발표 이후 처음으로 시중은행장들은 18일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비공개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하반기 경영의 대략적인 방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회원사 경영진 16명, 유관기관장 3명 등이 참석한다. 주요 의제는 최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국내 가계부채 문제 등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이 올 들어 두 번째로 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역전 폭이 더욱 커졌다. 하반기에는 미국이 2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 한국은행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사다.
간담회에서 시중은행들은 이 총재와의 대화를 통해 한은의 하반기 정책에 대한 힌트를 얻고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지난해 1450조원을 돌파하고 3월 말 기준 1468조원까지 늘었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대출을 갚기 어려운 고위험가구의 금융부채는 4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wild@fnnews.com 박하나 박지영 김문희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