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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옛 근로기준법, 휴일·연장수당 중복지급 하지 않아도 된다"

대법 "옛 근로기준법, 휴일·연장수당 중복지급 하지 않아도 된다"
"휴일근로 시간이 1주일 기준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는 건 일종의 사회생활 규범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소송이 이어진 끝에 주 40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무는 연장근로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구 근로기준법상 휴일근로시간은 '1주일 간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수당을 휴일가산과 연장가산을 중복해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3월 개정된 근로기준법과는 상관이 없다. 개정 법은 휴일근무와 연장근무 수당의 중복 지급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휴일근무와 연장근무 가산수당 할증률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대법 "휴일근로 연장근로에 해당 안 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신 대법관)는 21일 경기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휴일근무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해달라며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휴일 가산(50%)과 연장근로 가산(50%)을 중복해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은 지난 2008년 휴일근무수당을 휴일 가산과 별도로 연장근로도 가산을 중복해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당시 미화원들은 1일 8시간씩 주 5일제로 일했으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각각 4시간씩 추가 근무했다. 성남시는 주말근무에 대해 휴일근로 가산만 적용해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했다. 이에 미화원들은 휴일근로 가산과 함께 연장근로 가산도 적용해 통상임금의 2배를 달라고 주장했다. 1, 2심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휴일근로도 연장근로에 해당한다며 중복가산이 맞다고 판단했다.

쟁점은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해당되는지 여부다. 구 근로기준법은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1주간'을 놓고 "휴일도 포함된다"는 노동계와 "평일만 의미한다"는 경영계의 입장차가 발생했다.

혼선을 빚었던 '1주일의 개념'을 국회가 바로잡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 의결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1주일은 7일임을 명시했다.

■최대 근로시간 68시간 인정됐으나 파장 적을 듯
이에 대해 대법관 8명은 "근로기준법의 제정 및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 경위와 부칙 규정을 통해 알 수 있는 당시 입법자의 의사는 구 근로기준법상 휴일근로시간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다수의견을 냈다.

개정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1주일이란 휴일을 포함한 7일을 말한다'는 정의 규정이 추가된 것은 구 근로기준법에는 휴일근로시간이 1주간 기준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취지다.

이들 대법관은 "구 근로기준법상 '1주일'에 휴일을 포함할 것인지 여부는 근본적으로 입법정책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며 "입법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법질서의 통일성과 체계적 정당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신, 김소영, 조희대, 박정화, 민유숙 대법관은 "법률해석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해야 한다"며 "'1주 간'은 통상 달력상의 7일을 의미하고, 구 기준근로법에서 휴일을 제외하는 별도의 규정도 없다"며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을 중복해 지급해야한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휴일근무수당을 둘러싼 법적 다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주일에 휴일이 제외돼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이라는 산업계의 주장도 인정됐지만, 이를 52시간으로 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나옴에 따라 파급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