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이 인간노동 대체.. 車엔지니어 등도 자동화
작곡·패션·생명과학 등 창의적인 직업은 살아남아
'텔레마케터, 시계수선공, 전화교환원, 스포츠 심판, 모델, 상점 계산원, 자동차 엔지니어….'
미래 사회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는 직업들이다. 기계화나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들,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더 정교하게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는 직업들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부터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I 활용 급증"
한상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은 체스, 바둑과 같은 오락 분야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제조업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금융이나 언론, 교육과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은 앞으로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신 직접 고객을 상대하고 고객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판단하는 특성이 있거나 창의적인 업무를 하는 직업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을 주도하는 직업들은 일자리를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큐레이터, 음악감독, 작곡가, 사진작가, 패션디자이너를 비롯해 컴퓨터시스템 분석가, 생명과학자, 우주항공 엔지니어, 재료공학자, 기계 엔지니어 등 과학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분야들이다.
이에 따라 인재 육성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초·중·고교에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2015개 교육과정은 이같이 달라지는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사고, 복합적인 사고력 등으로 기존에는 콘텐츠 중심의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
교육부 평생미래교육국 유지완 미래교육기획과장은 "미래사회는 소프트웨어(SW)나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예측할 수 없다는 게 특징"이라며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역량을 가르치는 게 최근 변화된 교육과정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부터 학교에서는 SW와 STEAM(스팀) 교육이 시작됐다. SW교육의 경우 올해 중학교 정보과목에서 필수로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5, 6학년 실과과목에서 실시한다. 정규 교과목에서 SW가 필수로 포함되는 것이다. 또 스팀교육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의 약자로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기반의 융복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지난 2012년부터 연구학교에서 시작돼 올해는 75종으로 수업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실용적 기술을 가르쳐라"
미래사회 직업을 대비해 실질적인 기술을 가르치려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직업계고의 경우 마이스터고를 늘리는 한편 AI 등 신기술 산업구조를 반영한 학과 개편이 진행 중이다. 직업계고 교육과정을 산업현장 직무중심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으로 개선한 게 대표적인 예다. 새로운 사업과 기술이 등장하면서 올해 직업계고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교육의 변화는 교육현장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학교 각 분야에서 교육과정과 방향을 전환하면서 주입식 교육 대신 실무교육과 사고력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추진중인 4차 산업혁명 대응 교육정책과제 추진 일정에 따르면 올해부터 초·중·고에는 학점제를 연구해 내년부터 중장기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과학수업이나 수학나눔학교, 예술중점학교 등을 운영하면서 창의융합형 과학실이나 수학도형학습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미래사회 역량을 교육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산학협력을 통한 계약학과 모델을 확대하고 대학의 자율적인 발전을 위한 재정지원도 시행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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