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금강산(북한)=공동취재단 문형철 임광복 기자】남북이 22일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가진 적십자회담에서 8·15계기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합의했다. 이로써 4·27판문점선언에 담긴 장성급군사회담(14일), 체육회담(18일), 적십자회담(22일)을 4일 간격의 '릴레이 대화'로 진행하며 주요사안의 합의를 이뤄냈다. 남북은 관계개선 및 교류 활성화를 위해 손쉽게 이행할 수 있는 문제부터 합의하며 간극을 좁혀 나갔다. 반면 양측의 이견이 큰 사항은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고 향후 대화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南北 이견 적은 문제부터 풀어가
남북은 22일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가진 적십자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8·15계기 이산가족상봉행사를 금강산에서 갖기로 했다.
이산가족상봉행사는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상봉 대상은 각각 100명씩으로 하고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 1명의 가족을 동반하기로 했다.
이번 적십자회담은 양측 대표단이 처음 만날때 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남 사이 인도주의 협력사업은 모든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고, 적십자 관계에서도 극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역사의 새 한 페이지를 새로 쓴다는 자세를 가지고 회담에 임한다면 우리가 오늘 겨레에게 기쁨을 안겨주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측 대표단은 흩어진 이산가족의 문제를 금강산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뜻을 같이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 시기 불미스러웠던 여러 가지 북·남 관계로 인해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됐을 때 금강산은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가슴 아픈 상처와 고통을 뼈저리게 체험하는 유일한 장소"라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기회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귀중한 장소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박 회장은 "남북 적십자회담이 정말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풀어나가면 비록 하루의 일정이지만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다"며 "금강산 정기를 받고 민족의 한을 적십자회담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 정확하게 얘기가 돼있듯이 8·15를 전후로 이산가족을 만나기로 했다"면서 "박용일 단장을 이렇게 뵙고 환영의 말을 둘어 회담이 잘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릴레이회담서 양측 입장 나눠
남북은 릴레이로 이어진 군사·체육·적십자회담에서 이견이 적은 사안부터 먼저 합의를 도출하는 등 탄력적인 대화기조를 이어갔다.
장성급군사회담에선 서해 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2004년 6월 4일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며,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완전한 복구에 합의한바 있다.
반면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 대책,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시범적 비무장화 등은 의견을 교환하는데 그쳤다.
양측의 이견이 적은 체육회담에선 다양한 합의가 이뤄졌다. 양측은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공동입장과 일부 종목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심이 높은 통일농구는 7월초 평양, 가을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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