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젠 청은 정해진 숙소 없이 자유롭게 거주지를 옮겨 다니는 도시 유목민이다. 그녀의 직업은 애견 돌보미. 그리고 연간 10만달러 가까이를 버는 고소득 자영업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CNBC가 도시 유목민으로서 그녀의 삶을 소개했다. 젠 청이 하는 일은 휴가를 떠난 주인 대신 개를 돌보는 역할이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간 빈집에 머물며 개를 산책시키고 먹이를 주며 돌본다.
숙식은 휴가차 비운 의뢰인의 집에서 한다. 전 세계에서 집세가 기장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의 도심 주택가에서 그녀는 집세는커녕 돈을 받고 사는 것이다. 일거리는 애견 도우미 앱을 통해 매달 2~6건씩 의뢰를 받는다.
애견 돌보미로 도시 유목민의 삶을 사는 젠 청 /사진=CNBC
애견 돌보미 전문가로 이미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터라 의뢰는 꾸준히 들어온다고. 간혹 일거리가 빈 기간에는 뉴욕의 저렴한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등 숙소를 찾는다.
애견 산책은 보통 시간당 50달러씩 받는다. 그러나 하루나 며칠씩 장기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 수입은 200달러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주 7일 모두 일하지만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아 하는 일에 비해서는 넉넉한 수입이다.
젠 청은 "2017년에 6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고 올해는 8만달러 정도를 벌 것 같다"며 "이 직업 덕분에 매년 4만달러 남짓의 집세를 절약하는 셈이다. 직장인이라면 연봉 10만달러를 훌쩍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집을 소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세금, 전기료, 수도료 등 각종 공과금도 내지 않는다. 거주지를 계속 옮겨 다니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진 않지만 그만큼 경제적 보상을 받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다고.
젠 청은 오하이오주 옥스퍼드의 마이애미 대학을 졸업했고, 톨레도 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도 받았지만, 현재의 삶을 선택했다. 그녀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3년째 뉴욕에서 도시 유목민으로 살고 있다.
젠 청은 몇 년간 더 뉴욕에서 생활한 후 돈이 모이면 다른 도시로 이주할 계획이다. 그녀는 "뉴욕에서 여유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 일과 여유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현재의 삶에 아주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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