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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논란 확산.. 野 “영남권 지역갈등 유발”

부울경 단체장 TF 강행.. 김동철 “재론 말도 안돼” 정치권 정쟁으로 불똥튀어

가덕도 신공항 공약 이행 논란<본보 2018년 6월 26일자 6면참조>이 연일 '6.13 포스트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자체간 충돌에 이어 정부와 지자체, 당과 정부간 엇박자까지 이해당사자간 갈등과 충돌의 불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어서다.

이번에는 야당이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며 가세하고 나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역간 상충되는 이해와 갈등 조정 역할을 해야 할 정부와 여당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어서 향후 또다른 책임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 부울경 단체장 신공항 TF 강행 향후 파장 예고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는 연일 정부와 지자체 각당의 이해당사자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난마처럼 얽키고 있다.

지자체간 충돌→ 여당 ·정부간 충돌→ 부울경 단체장 신공항 TF 강행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논란은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선거 뒤 지난 25일 언론을 통해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며 불을 댕겼다.

오 당선인의 발언 첫날 대구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대구 권영진 시장 당선인이 반발하며 두 지자체가 충돌했다.

해당 부처장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일 "현 상태에서는 공항 위치를 옮기는 것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번에는 여당 의원과 정부가 충돌했다. 오거돈 당선인의 시장직 인수위원장인 박재호(부산 남구을) 의원은 26일 김 장관의 발언에 "관료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일 것"이라며 비난하면서다.

갈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당일 오거돈(부산)·송철호(울산)·김경수(경남) 등 세 광역단체장 당선인이 울산시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동남권(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TF 구성 강행은 또다른 정치적 의미도 지닌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2016년 6월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에 따라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던 사안이다. 5개 단체장 가운데 3개 단체장이 2년만인 이날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자리에는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과 지방선거공약이행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백재현 의원도 있었다.

이처럼 국론분열의 우려가 커지면서 자칫 제2의 영남권 신공항 갈등 사태 재연의 우려도 나온다.

한 지자체 전문가는 "부산은 영남권 랜드마크 성격의 신공항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면서도 "자칫 성과는 없고 과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때처럼 갈등 끝에 상처남 남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 야권 "영남권 지역갈등 유발 이유 밝혀야"

27일에는 야권이 가덕도 논란에 포문을 열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노골적으로 영남권 지역갈등을 유발시키는 저의를 분명히 밝히라"고 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도 "영남권 두 지역 시도민들이 갈등으로 인해서 심각한 또 다른 혼란과 혼선을 겪지 않도록 할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며 청와대를 지칭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도 "이제 와서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동남권 신공항의 재론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사태가 확전되면서 정치권의 정쟁으로 불똥이 튀게 생긴 것이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