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대상포진 앓고 난후 신경통 많이 발생해 미리 접종하면 도움
발열 등 급성 병증과 활동성 결핵환자는 병이 완치된 후 접종하는 것이 좋아
20~30대도 늘어 면역력 강화 신경써야
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우리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각종 질병에 유의해야 하는데 대상포진도 그 중 하나다.
최근에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대상포진으로 치료를 받거나 다른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2차 합병증으로 발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 20~30대 젊은층에서도 대상포진 발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상포진 환자는 2009년 45만명에서 지난해 71만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김찬병원 김찬 원장은 28일 "몸이 약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환자나 심하게 피곤한 사람에게 대상포진이 잘 생긴다"며 "특히 나이가 많고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극심한 통증과 함께 발생
환절기에 오한과 발열 등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을 진단받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대상포진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기약을 먹는 등 잘못된 처방으로 제 때 치료를 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이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각종 후유증이 길게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일종의 '어른 수두'라 할 수 있다. 수두와 동일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수두에 감염된 사람들은 완치되더라도 바이러스는 체내에 잠복해 있는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해당 바이러스가 신경을 공격, 대상포진이 발병하게 된다.
대상포진은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 피부에만 팥알 크기의 발진과 수포가 생긴다. 띠 모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상(帶狀)포진이라고 한다. 다양한 부위에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가슴과 얼굴에 많이 나타난다.
대상포진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극심한 통증이다. 대상포진에 동반되는 통증은 피부에 물집 등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시작돼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된다.
병변은 2~4주 내에 흉터나 색소 침착을 남기고 치료되지만 통증은 점차 심해져 길면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이는 신경손상과 중추신경 변화에 의한 것이다. 주로 찌르거나 화끈거리는 듯한 통증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증상 약화에 도움
대상포진은 방치하면 감염이 확장돼 신경통이 쉽게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항바이러스 약제를 복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신경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하면 대략 절반의 환자는 증상이 3개월 내에 호전을 보인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예방접종 효과는 100%는 아니지만 대상포진 발생은 50%, 그리고 포진 후 신경통 발생은 약 6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즉,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지만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대상포진을 앓더라도 훨씬 가볍게 지나가고 포진 후 신경통의 강도 역시 훨씬 덜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 허가된 '대상포진 백신'은 만 50세 이상 성인에서의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으며, 주로 6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장된다. 하지만 50대 이하 연령군에서는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는 빈도가 낮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적극 권장되지는 않는다.
예방백신 접종 전에는 대상포진 예방백신 효과와 이상사례 등을 의사와 상담한 후 접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발열 등 급성 병증이 있거나 활동성 결핵환자의 경우 완치 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 관계자는 "젤라틴·네오마이신 등 백신 성분에 대해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이나 항암치료 중이거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 임신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후에는 급성 알레르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약 30분간 의료기관에서 머물기를 권한다. 또 대상포진은 약하지만 물집이나 고름을 통해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와의 직접적 접촉은 피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 높이는 생활습관 유지해야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역력 강화가 필수다.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으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수면시간 부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 원장은 "대상포진은 극심한 스트레스, 체력저하, 과로, 만성피로 등이 원인이 되므로 이를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악성종양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에서는 재발하기도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