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에서 수당 지급이나 근로시간 적용 등의 기준이 되는 '상시근로자 300인'은 관련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 한 달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8부(박영재 부장판사)는 A씨 등 한국무역협회 직원 6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정년확인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1958년생으로 2016년에 만 58세로 정년퇴직 대상이 됐다.
2016년은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둔 사업장에 대해 1월 1일부터 60세 정년이 적용된 시점이다.
당시 정규직·계약직 직원이 총 276명이었던 무역협회는 고령자고용법 부칙이 정한 '300명 미만 사업장'에 해당돼 이 규정의 적용을 1년간 유예받았다.
그러나 A씨 등은 2016년 채용한 신입 직원과 각종 전문위원, 파견근로자 등을 포함하면 무역협회의 직원이 700명을 넘기 때문에 60세 정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하급심(1·2심)은 각종 객원연구원이나 자문·전문위원, 강사, 파견근로자, 해외지부 계약직 직원 등은 근로기준법상 상시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다만 8명의 미등기 집행임원에 대해서는 상시근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1심 재판부와 달리 2심 재판부는 판단을 유보했다.
특히 1·2심은 바뀐 정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 채용한 신입 직원 10명이 '상시근로자 300인'을 산정하는 데 포함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 제도의 근거법령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은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에 대해 '사업장에서 법 적용 사유가 발생하기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가동 일수로 나눠 산정한다'고 돼 있다.
2심 재판부는 "어느 사업장이 적용 대상인지 유예 대상인지는 적어도 법의 최초 시행일 전에는 결정돼야 한다"며 "따라서 유예의 기준이 되는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 사업장인지 아닌지 역시 2015년 12월 31일 자정까지는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령자고용법 부칙은)영세 기업체의 경영상 어려움 등을 고려해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라며 "상시근로자 수의 판단에 최초 시행일 이후의 변동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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