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류광수 산림청 차장(오른쪽)과 김성준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왼쪽) 등 양측 대표단이 회의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연합뉴스]
남북이 4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산림협력분과회담을 열고 황폐화된 북한의 산림에 대한 대책 등을 협의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류광수 산림청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옛날부터 치산치수란 말을 많이 하는데 물과 산림은 떼어 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다. 또 산림협력은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북측도 물과 관련, 산림을 녹화해서 재해를 방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남측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은 "울창한 숲을 가꿔온 사람들의 남모르는 땀방울이 스며있다는 말도 있다"며 "우리 다 산림 동업자인데 그 기대에 맞게 평화 번영의 푸른 숲을 가꿔 나간 다는 심정으로 우리 회담을 잘해 봅시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선 북한 산림현황에 대한 공동조사와 산림협력 등이 추진됐다. 북측에서 양묘장 조성사업, 과학기술 등을 강조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에 따르면 북한 전역의 황폐산림은 전체 899만 헥타아르(ha) 중 284만ha인 것으로 북한 국토의 32%에 달한다. 1990년대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산에 올라가 나무를 베거나 불을 놓아 뙈기밭과 다락밭 등 대규모 개간사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게 원인이다.
하지만 자연재해와 가뭄 등을 겪으며 오히려 식량 사정은 더 나빠졌고, 산림의 홍수 조절 기능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토지 유실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산림복구사업이 산림 녹화와 임업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림녹화 부분은 소나무, 낙엽송 등을 심어 장기적으로 육성해야하며 임업은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시키고 지속적으로 식량을 보장할 수 있는 밤나무, 대추나무, 사과나무 등 과실수가 주를 이룬다.
이정민 산림청 소관 사단법인 평화의 숲 차장은 "우리 측 전문가 현장조사가 이뤄져야만 북한 실정에 맞는 최적의 품종을 찾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북한의 양묘장을 현대화해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류 차장을 비롯해 김훈아 통일부 과장, 조병철 산림청 과장이 참석했다. 북측에선 김 부총국장을 비롯해 백원철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국장, 량기건 민족경제협력위원회 국장이 나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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