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청정' 지정에도 밤마다 술판 벌어져..시민 인식 변화 절실
"단시일 내에 공원 내 금주 문화가 정착되긴 어렵겠지만, 시민의식이 높아진 만큼 반드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공원내 음주에 대해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시의 공원·녹지 조성과 관리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서울시는 음주폐해 예방을 위해 올해 1월부터 경의선숲길을 포함한 22개 공원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공원 내 음주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경의선숲길 공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곳은 '연트럴파크'(연남동+센트럴파크)라 불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인근 홍대의 음주 문화와 버스킹 문화가 이곳까지 확산되면서 20~30대 젊은 남녀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개원 초기에는 시민들이 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구한 술을 잔디밭이나 벤치에서 마시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최 국장은 공원 내 음주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단속을 나가보면 연인이나 젊은이들이 가볍게 술을 마시는 정도라 해당 법규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정도의 상황은 실제로 거의 없다"며, "현행 법령상 공원 내 음주행위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고, 음주 후 소음 또는 악취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에 한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국장은 "미국의 경우 술은 아예 공원내 반입할 수 없다"며 "공원에서의 음주행위는 곧바로 벌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도 공원에 술을 갖고 들어가지 않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현재 연남동 구간의 잔디구역 출입을 제한시키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공원·해변가 등 공공장소에 술을 반입하다 적발되면 벌금 100만원이 부과되고 캐나다와 영국 등 많은 국가는 공공장소에서 술 마시는 행위는 이미 강력한 규제와 제한을 두고 국민 건강 보호와 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주말 야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단속원을 늘렸으며 음주가 빈번한 지역에는 CCTV를 확대 설치하고 있다. 또 시민 계도를 위한 금주 홍보캠페인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최 국장은 "현재 서울시·마포구·지역주민·청소년·파출소가 연대해 현장소통 캠페인을 매주 실시하고 있다.
음주청정지역 만들기 사진전이나 주민 손글씨로 만든 보드판을 설치하는 등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 중" 이라고 덧붙였다.
최국장은 "경의선숲길은 현재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별도 운영중"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더 확대해 올바른 공원 문화 정착을 위한 계도와 홍보에 힘을 쓰겠다"고 만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인식 변화" 라며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홍보와 계도활동 등을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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