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민방위 집합교육, 신종령씨 출연 영상 틀어
교육 참여자 "거부감 들어"
폭행 혐의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이 민방위 훈련 교육영상에 출연해 빈축을 사고 있다. 민방위 사무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는 교육영상에 해당 개그맨이 등장하는 장면을 삭제하도록 당부했다.
6일 민방위 대원과 행안부 등에 따르면 전날 경기 성남시 민방위 안전체험센터에서 진행된 1~4년차 민방위대원 집합교육에서는 개그맨 신종령씨가 출연한 화생방 교육 영상이 틀어졌다. 앞서 신씨는 두 차례의 음주 폭행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거부감, 당국 불신감 초래"
해당 영상은 지난 2015년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에서 제작된 자료로, 민방위 교육에 강사로 나선 화생방 전문가들의 강연 영상으로 쓰여왔다. 영상에서 신씨는 당시 활동하던 시절 사용하면서 화생방 공격 시 대처요령 등에 대해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에서 40세 미만의 성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공식 집합교육의 강연 영상에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방송인을 등장시키는 게 적절하느냐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한 민방위대원 A씨는 "교육 영상에 폭력 전과자가 나와 몽둥이 같은 것을 휘두르며 반말로 진행을 하는 등 거부감이 들었다"며 "2015년에 만든 자료가 아직까지 업데이트되지 않고 쓰여 해당 당국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관련 부서에서는 해당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강사들이 개별적으로 활용하는 강연 자료들을 사전에 점검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성남시 민방위팀 관계자는 "해당 강사는 자료가 국민안전처에서 제작됐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없이 사용했다는 입장"이라며 "저희도 강사에 대해 행정안전부의 지침대로 강의를 준비하도록 유도할 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당 장면 삭제토록 주의"
민방위 업무를 총괄하는 행안부도 전국 단위로 이뤄지는 민방위 교육에서 사용되는 영상 자료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행안부 위기관리지원과 관계자는 "연초에 시도별로 민방위 훈련 사항을 보고받지만, 세부적으로 강연 영상의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미흡한 점이 있다"며 "매년 새로운 교육 자료를 제작하면 좋겠으나 예산 문제가 있어 내용이나 기준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존자료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개그맨이 나온 영상은 내용 자체에 틀린 점은 없기 때문에 해당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은 빼도록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한편 신씨는 술집과 클럽에서 잇따라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형이 확정됐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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