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전화(風の電話) [사진=위키미디어]
일본 혼슈 북부 이와테현 해안가에 위치한 오쓰치 마을의 공중전화 부스에 담긴 슬픈 사연을 여행 웹진 아틀라스 옵스큐라가 소개했다.
오쓰치 마을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높이 10m가 넘는 쓰나미로 마을 전체가 바다에 잠겼다. 이 때문에 십여 명이 죽거나 다쳤고 마을 주민 전체가 이재민 신세가 됐다.
재해가 마을을 휩쓴 지 몇 년 후, 마을 주민 이타루 사사키 씨는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가족과 이웃 주민을 추모하기 위해 마을을 굽어 다 보는 언덕 위 정원에 작은 공중전화 부스를 설치했다.
공중전화 부스에는 낡은 다이얼식 전화기와 방명록이 놓여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공중전화 부스에는 연결되지 않는 낡은 다이얼식 전화기 1대, 그리고 방명록 1권이 놓여있다. 잃어버린 가족과 통화라도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공중전화 부스에 담은 것이다.
사사키 씨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공중전화 부스는 차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스가 생긴지 3년 동안 1만명이 넘는 추모객들이 다녀갔고, 추모객들의 입을 통해 '바람의 전화(風の電話)'라는 이름도 지어졌다.
사사키 씨는 바람의 전화를 소재로 동일본대지진 당시 희생된 마을 사람들을 추모하는 추모곡 앨범과 사진집도 냈다.
그는 "쓰나미는 지나갔지만, 마을 사람들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