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전 검사장/사진=연합뉴스
성추행한 후배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재판에 서지현 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 검사 측은 '안 전 검사장과 대면하기 난처하다'며 피고인 퇴정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16일 안 전 검사장의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서 검사 측은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했다. 증인이 사건의 피해자인 점을 고려해 피고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신뢰 관계 있는 자가 동석한 가운데 증언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
형사소송법 제297조에 따르면 재판장은 증인이 피고인의 면전에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를 퇴정하게 하고 진술하게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검사장 측 변호인은 "사건 성격이나 증인 입장에서 피고인과 대면하기가 난처하다는 상황은 이해 간다"면서도 "피고인 본인으로서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 내용에 관여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혐의 중) 인사상 여러가지 내용들은 피고인 본인이 가장 잘아는 부분이라서 '증인대면권' 원칙이 보장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재판 절차에서 피고인 방어권은 중요한 권리"라며 피고인 퇴정을 명하는 대신에 서 검사와 안 전 검사장 사이에 차폐시설을 설치해 직면 대면을 막고, 비공개 심리를 결정했다.
서 검사의 증인신문은 당사자에 소환장이 도달되지 않으면서 무산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서 검사가 소환장을 전달받지 않았음에도 법정에 나오면서 결국 증인신문이 이뤄지게 됐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 검사를 좌천시킬 목적으로 검찰국장 권한을 남용해 인사 담당 검사들에게 인사 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했다는 게 공소사실 요지다.
그러나 서 검사가 관련 의혹을 폭로하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촉발됐고, 검찰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꾸려 안 전 검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추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미 고소 기간이 지나 입건하지는 못했다.
한편 서 검사는 그는 지난 13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성남지청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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