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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文대통령 "北 비핵화 길조", 해리스 美대사 "기대 건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착수한 것과 관련 "북한 비핵화를 위해 좋은 징조"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하는 것으로 한미 두 나라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미군 유해송환도 약속대로 이뤄진다면 북미 대화가 탄력을 받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첨언했다.

이에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해리스 신임 대사는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와 미군 유해송환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이런 조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해리스 대사는 북한과 중국에 늘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5월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이임식에서는 "미국에 도달 가능한 핵 탑재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은 용납할 수 없다. 여전히 미국에 가장 임박한 위협"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기조가 누그러졌다. 이날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 태도 변화에 기대감을 표시하는 등 다소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해리스 대사에게 "남북과 북미 사이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무척 중요한 시기에 한반도에서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튼튼한 결속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국과의 인연이 남다른 해리스 대사가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해리스 대사는 한국산 자동차 수출, 방위비 분담, 대 이란 제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환담 끝 무렵 문 대통령은 해리스 대사에게 "안동소주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언제 같이 한잔 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한미 사이 이렇게 많은 현안들을 얘기하려면 가지고 있는 안동소주가 모자라겠다"고 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편 이날 주한대사 제정식에는 해리스 대사를 비롯해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알프레드 슈이레브 주한 교황청 대사, 프로데 솔베르그 주한 노르웨이 대사,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 대사 등 5명이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건넸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