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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만성 영양실조 영유아 줄었지만…"노동생산성 손상 가능성"

北 만성 영양실조 영유아 줄었지만…"노동생산성 손상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2000년대 들어 북한 영유아들의 만성 영양실조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주요 경제활동인구가 된 이들이 어린 나이에 만성 영양실조에 노출된 만큼 신체 및 인지 발달, 노동생산성 등에 손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이 1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7월호'에 실린 '북한 영유아의 영양실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연령 대비 키 기준 만성 영양실조 영유아 비중은 19.1%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62.8%를 기록한 이후 20여년새 43.2%포인트가 줄어든 수치다.

북한의 영양실조 영유아 비중을 측정하는 기준은 연령 대비 몸무게 기준, 키 대비 몸무게 기준 등이 있지만 연령 대비 키 기준이 짧은 기간의 식량 공급변화나 질병에 크게 영향 받지 않아 영유아의 영양부족 상태 추이를 분석하기에 가장 적당한 지표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1998~2009년까지 북한의 만성 영양실조 비중은 높은 수준에 속했다. 특히 1998년의 경우 36~84개월 사이의 영유아 중 만성 영양실조 비중이 70%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WHO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분류하는 기준인 40%를 크게 웃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이 경험했던 극심한 기근의 결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1998년 이후 영양상태가 점차 나아지긴 했지만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만성 영양실조 비중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이 주요 경제활동인구가 됐을 때 북한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만성 영양실조는 어린이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주며 해당 어린이의 학습 능력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생산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로는 2009년을 제외하고 모든 연도에서 남아의 영양실조 비중이 여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편차도 심했다. 2004년을 제외하고 1998~2017년간 가장 높은 수준의 만성 영양실조 비중을 기록한 지역은 양강도였다. 평양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북한의 만성 영양실조 영유아 비중은 다른 아시아 신흥국들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었다.

보고서가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의 1998~2016년의 급성 영양실조 비중과 만성 영양실조 비중을 5년 단위로 북한의 수치와 비교한 결과, 2000년도부터는 다른 아시아 국가의 급성 영양실조 수치는 7~9% 사이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반면 북한의 영양실조 수치는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반면 만성 영양실조의 경우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도 북한의 수치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이 경험한 기근으로 인해 1998년도 0~6세 영유아기를 보낸 세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 0~5세였던 세대들은 매우 심각한 영양실조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중요한 것은 이들은 현재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으로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1990년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 영양실조를 경험한 세대들이 향후 북한사회 및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北 만성 영양실조 영유아 줄었지만…"노동생산성 손상 가능성"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