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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법조계 풍경] 법원 2~3주 휴정기 갖지만 판·검사들 밀린 업무에 한숨

국민적 관심 사건 줄이어 수사·재판 준비로 휴가 반납

[폭염 속 법조계 풍경] 법원 2~3주 휴정기 갖지만 판·검사들 밀린 업무에 한숨

"모처럼 가족과 휴가를 가고 싶은데 수사할 사건들이 너무 많아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서울중앙지검 A부장검사)

"매달 처리해야 할 사건이 200건 이상이라서 마음처럼 휴가를 갈 수 없네요."(지방법원 B단독 판사)

직장인 대부분이 매년 7, 8월 여름휴가를 즐기지만 올해 판검사 상당수는 법원 여름 휴정기를 맞고도 업무 처리 등의 이유로 휴가를 다녀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데다 심리할 재판까지 많아 상당수 판사들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거나 단기 휴가로 처리, 업무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 역시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공정거래위원회 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삼성 노동조합 와해 등 수사할 사건이 산적해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檢, 사법행정권 남용·공정위 불법 재취업 의혹 등 사건 산적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7월 23일부터 오는 10일까지 3주간, 서울중앙지법과 재경 및 전문 법원 등은 7월 30일부터 10일까지 2주간 법원 여름 휴정기에 들어간다. 통상 법원 여름 휴정기 때는 일부 구속 재판을 제외하고는 형사 재판이 열리지 않아 검찰도 공소유지와 수사할 최소 인력만 남겨두고 여름휴가를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공정거래위원회 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삼성 노조 와해·LG 오너일가 탈세·한진 오너일가 갑질 의혹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 줄이어 수사와 공소유지에 전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C검사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 너무 많아 수사와 공소유지 할 것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며 "짧게 휴가를 갔다 와 일을 처리하는 검사도 많고 휴가를 아예 반납한 검사도 다수 있다"고 전했다.


■법원, 재판거래 의혹 檢 수사… 분위기 뒤숭숭

법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 국정농단 사건 주요 피고인의 항소심 재판을 남겨둔 상태다. 서울고법 D부장판사는 "국정농단 등 굵직한 사건 재판이 남아 있어 편히 휴가를 갔다 올 상황이 아니"라며 "합리적이고 공평한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