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9일 오후 '드루킹' 김동원 씨(오른쪽)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으로 소환되고 있다.
'거짓을 말하는 이는 누구인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9일 오후 8시30분께부터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댓글조작 사건의 중심에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간의 대질신문을 시작했다. 김 지사를 댓글조작 '배후'로 지목한 드루킹과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킹크랩'의 존재를 몰랐다는 김 지사 간의 진실공방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특검팀이 이들을 같은 날 소환한 것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두사람의 진술을 비교해보기 위해서였다. 드루킹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멤버들은 특검팀 조사에서 김 지사가 댓글조작 및 인사청탁에 연루됐다고 진술해왔다. 그러나 김 지사는 "드루킹을 잘 알지 못한다",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다"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팀은 현재 드루킹과 일당의 진술을 토대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 참여해 사용을 승인·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를 도와줄 것을 부탁한 뒤, 그 대가로 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대질신문이 김 지사의 혐의 입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검팀이 명백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어느 쪽도 진술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특검팀은 킹크랩 시연회 당시 폐쇄회로(CC)TV나 녹취파일 등 물적 증거를 확보하진 못한 상황이다. 아울러 김 지사 측이 특검측이 제시한 대질신문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점도 이같은 예측에 힘을 싣고 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드루킹은 물론, 경공모 핵심멤버들의 진술이 일관되게 '김 지사 연루'를 가르키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질신문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송 비서관은 지난 2016년 드루킹으로부터 강연료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특검보는 "특검 수사 종료 시한이 보름 정도 남아있는데 빨리 판단해서 조율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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