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행안부'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1호 평창 의야지 바람 마을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로 ICT 기반 인프라 두루 구축
마을 초입 '꽃밭양지 카페', 관광안내소 역할은 물론 세계 첫 5G 체험장으로
일본서도 관심 갖고 보러와.. 내년 2단계 새도약 준비
지난 1일 마을 IT 관광안내소 역할하는 의야지 바람 마을 내 '꽃밭양지 카페'에서 어린이 방문객들이 5G 네트워크와 증강현실(AR) 등 첨단 ICT를 체험하고 있다.
【 대관령(강원)=김성원 기자】 강원 평창 대관령면 횡계2리(꽃밭양지길) '의야지 바람 마을' 입구에는 예쁜 카페가 있다. 200명을 조금 넘긴 수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형적인 산골 풍경 속에 이채롭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현지를 찾은 기자가 정작 놀랐던 것은 새 행정명에서 가게 이름을 지은 '꽃밭양지 카페'에 들어서서 마주한 첫 장면이다.
그 곳엔 요새 시골에서는 보기 드문 20대 청년들이 카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카페 2층 한 쪽 테이블에는 인근 봉사단체 회원 남녀 4~5명이 열띤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맞은편 테이블에도 개학을 앞둔 대학생 2~3명이 향긋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연세 많은 어르신들만 가득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이 동네를 전혀 모르는 외지인들만 해당된다.
■'세계 첫 5G 시범 카페' 20대 남녀 북적
이 카페는 이 마을사람들의 공동소유 법인체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에 제1호 사업지로 선종되면서 KT의 지원을 받아 새단장을 마친 이 카페를 포함해 세계 최초의 5세대(5G) 시범 마을이라는 유명세를 탔다.
특히 소규모 마을 단위로는 드물게 정보기술(IT) 관광안내소 역할을 수행 중인 '꽃밭양지 카페'는 방문객들에게 5G 네트워크와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는 2000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으며, 특히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의 IT관계자들의 방문이 많았다.
IT기술을 활용해 멧돼지 등 유해 조수를 퇴치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마을회관 인근에 설치했고, 무인택배시스템을 운영해 주민에게 큰 편의를 주고 있다. 현재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오는 12월에 지역활력센터가 건립되면 내년부터 마을 관광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역주민과 중앙.지방 정부의 공조가 가시화되는 1년여를 지나면서 마을 주민 수는 기적적으로 20명이 늘었다. 지난해 99가구에 202명에서, 현재는 113가구에 222명이 살고 있다. 이 중 65세 이상은 54명으로 인근 마을에 비해 비교적 노령층 비중이 적은 편이다. 대부분의 농촌마을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의야지바람 마을' 사례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15세에서 64세까지인 생산연령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평창군 인구만 해도 1966년 10만명이 넘는 수준에서 올해 1월 기준으로 58% 격감한 4000여명을 조금 넘기는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의야지 바람 마을' 역시 1980년대에 800여명의 주민이 살았지만 지난해까지 75%가 감소된 200여명이 거주해 마을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더구나 올해 동계올림픽 이후 평창군에 설치된 올림픽 주요시설의 철거와 관계기관 인력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면 장기적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 가운데 민관 협업 우수사례 사업지로 '의야지 바람 마을'을 정보화 마을 거점화하겠다는 시도는 일단 성공적으로 안착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특별교부금 등 행안부의 지원과 KT 등 대기업의 민자 등 총 32억원에 달하는 유무형의 지원이 완료되면 모범적인 '농촌 개발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지역활력센터'내년 5월 완공
이 마을은 내년에도 2단계 사업에 한껏 비지땀을 흘릴 전망이다. 기존의 정보화 마을이라는 이점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 문화.관광 타운으로 적극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주민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군 자치행정과 신철호 팀장은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지역활력센터'가 구축되면 '의야지 바람 마을'은 또 한번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면서 "로컬푸드 홍보센터, 공동 주차장 및 포토존 등 관광지 변모를 위한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중 9억원 가까이 투입되는 2층 규모의 지역활력센터는 마을 발전을 위한 핵심 축이다. 마을 주변 관광지 개발은 물론, ICT 기반의 스마트 타운 건립이 전초기지다. 1층에는 로컬푸드 판매센터와 노인회관이 자리 잡을 예정이고, 2층에는 주민 공동체의 활동공간과 사무실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평창군은 최신형 마을방송 시스템과 스마트 가로등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그동안 다소 지지부진했던 마을 발전이 최근 정부 지원과 민간 기업의 지원으로 크게 고무된 상태다.
'꽃밭양지 카페' 사무장 김현지씨는 "고교 졸업 후 10여년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켜 봐 왔다"면서 "시골에도 얼마든지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드는 데 우리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