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표본논란' 입연 황수경, "통계청은 맞는 일 했다"

퇴임후 처음으로 입장 표명.. "난 정치인 아니다" 말 아껴

'표본논란' 입연 황수경, "통계청은 맞는 일 했다"


황수경 전 통계청장(사진)은 5일 "통계청이 당연히 맞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세종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통계청장에서 물러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표본오류'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황 전 청장이 지난달 27일 퇴임한 뒤 언론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가계동향조사 표본오류와 시계열 비교방법, 통계해석과 그 범위, 통계생산 업무 소홀 등의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전 청장은 그러나 "저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인터뷰는 완강히 거절했다. 황 전 청장은 당초 3개월가량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퇴임 5일여 만인 지난 8월 31일 KDI에 복직 신청을 했고, 5일부터 자신의 연구실로 나오고 있다. 현재는 KDI 지식경제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최기영 통계청 노조위원장은 이와 관련, "통계청은 늘 해오던 대로 묵묵히 일을 했는데 주위에서 여러 가지 요구가 많았고, 논란이 됐다"며 "황 전 청장의 발언은 그런 뜻이 담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분기별 소득조사 표본을 종전 55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최근 2분기 연속 하위 20% 계층의 소득분배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표본 설계의 적절성을 문제 삼는 주장이 여권 등으로부터 나왔다. 표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고령층 가구가 지나치게 많이 편입됐다는 것이다.

황 전 청장이 물러난 것은 이로부터 사흘 뒤다. 공교롭게도 지난 1·4분기 가계동향조사 표본 문제를 담은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던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신임 통계청장에 임명됐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표본오류와 시계열 비교방법, 통계청의 지표 해석과 그 범위, 통계생산 업무 소홀 등으로 오히려 증폭됐다.

이 과정에서 최저임금 문제 이후 청와대와 통계청의 이견이 갈수록 커졌다는 증언도 통계청 내부에서 나왔다. 통계청 노조는 '황 전 청장 경질은 통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조치'라는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