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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나 나들이시, 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진드기 감염 주의해야

성묘나 나들이시, 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진드기 감염 주의해야


성묘나 산행을 하다 보면 풀이나 나뭇잎에 스치는 일이 많다. 이때 사람에 따라서는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급성 알레르기의 일종인 접촉성 피부염으로 흔히 '풀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풀독을 옮기는 대표적인 식물은 옻나무로 나무의 체액에 노출되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산행에서는 이런 식물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소매가 긴 옷을 입고, 피부염이 생겼을 때는 항히스타민제나 피부연고를 바르면 대부분 좋아질 수 있으나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야외에서는 간혹 벌레가 귀에 들어갈 때도 있다. 이때는 어두운 곳에서 손전등을 켜 벌레를 귓속 밖으로 유도해 낸다. 벌레가 계속 귓속에 남아있을 때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성묘 시 또는 가을철 야외활동에서 옮을 수 있는 가을철 3대 풍토병을 주의해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야외 감염병이다. 질환에 감염되면 열이 나거나 두통이 생기는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심하면 생명이 위험하므로 예방과 치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
들쥐나 집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쥐의 대소변이나 타액 등을 통해 배출되어 공기 중에 건조된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로 전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쥐가 많이 서식하는 야외에 누워있거나 작업을 할 때 감염 위험이 높다.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군인이나 농부 등이 잘 걸리고 주로 건조한 시기인 10~12월에 많이 발생한다.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단순한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호흡부전, 급성 신부전증, 저혈압,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서 예방 백신이 생산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에 대한 확실한 자료가 없으므로 가을철에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성인에게만 접종을 권한다. 접종 방법은 1달 간격으로 2회 접종 후 12개월 뒤 1회 접종을 기초로 한다.

일반적인 예방법은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하지 않도록 △유행시기에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서 하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피하고 △잔디 위에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 것 △야외활동 후 귀가 시에는 옷의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할 것 △야외활동 때는 가능한 긴 옷을 입어 가능한 피부의 노출을 적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논 농부병, 추수염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들쥐, 집쥐 등의 설치류와 개 등의 가축류가 감염보유 숙주로 우리나라의 주된 보유 동물은 등줄쥐이다. 주로 서식 환경의 변화로 인해 야생쥐들 사이에 균 전파의 기회가 많아지는 8~11월에 주로 발생한다.

감염된 동물에 의해 배설된 소변이 사람의 피부 상처나 점막에 접촉되는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때문에 논밭, 특히 물이 고인 곳에서 장시간 일하는 농부들이 잘 걸린다. 평균 잠복기는 1~2주이고 감염 초기에는 발열기로 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잘 나타난다. 심한 경우 폐출혈로 인해 사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광과민성을 보이는 결막 충혈이 특징적이고 이후 잠깐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회복기에는 발열, 두통, 구토, 목 뻣뻣해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병 5일 내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있고 아직 예방 백신은 없다.

감염예방법으로는 △농경지의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 것 △작업 시 장화, 장갑 등 보호구를 착용하고 △벼 베기는 논의 물을 뺀 뒤 마른 상태에서 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
가을철에 잘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 중 하나로 주로 야외 활동시에 야산의 잡목에 사는 쯔쯔가무시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병이 되기 때문에 벌초나 성묘 시에 걸릴 수 있다. 잠복기는 1~3주로 평균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오한, 두통, 발열, 근육통 등의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생기고 복통이나 인후염이 생길 수 있다.

특징적인 소견은 몸통부터 시작하는 간지럽지 않은 피부발진이 손발바닥을 제외한 상, 하지로 퍼지고 물린 자리에 1cm 정도의 딱지 같은 반점(가피)이다. 진단 후 약물치료를 하면 1~2일 안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유충에 물렸을 경우 느낌이 없는 경우가 많고 발진이나 가피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어 초기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예방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성묘 시 긴 옷을 입거나 진드기 기피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