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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美 당국이 사기혐의로 고소

SEC, 상장폐지 트윗 겨냥 "상장사 임원도 못 맡도록"

머스크, 美 당국이 사기혐의로 고소
●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SEC는 특히 머스크가 미국 상장회사의 경영자 또는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고 법원에 요청해 주목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이날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머스크가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으로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히 고지하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머스크에 벌금형을 부과하고 어떠한 미 상장사에서도 경영자 또는 임원 직책을 맡지 못하도록 금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SEC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달 7일 머스크가 올린 트윗이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면서 "자금이 확보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으며 상장폐지와 관련한 주식 전환 제안가는 주당 420달러라고 말했다. 이같은 '폭탄 트윗'에 테슬라 주가는 하루동안 10% 넘게 폭등했다. 이후 주주들의 반대가 계속되자 결국 지난달 24일 상장폐지 계획이 백지화됐다. 그러나 SEC는 소장에서 "사실상 머스크는 어떤 잠재적인 자금조달 주체로부터 가격을 포함한 핵심 협상조건을 논의하거나 거의 확인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EC에 따르면 머스크는 해당 트윗을 올리기 전인 지난 7월 31일 "국부펀드" 담당자 3명과 만남을 가졌고 이들 담당자는 테슬라 상장폐지에 관심을 보였다. 머스크는 이를 "표준적인" 상장폐지 진행 제안으로 알고 구체적인 협상 조건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SEC는 말했다. 코넬대 로스쿨의 찰스 화이트헤드 교수는 CNN에 "머스크에 대한 혐의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내부거래나 주가조작 등의 중대 경제범죄에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법적 조처가 머스크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테슬라의 재정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SEC의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은 나를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게 한다"면서 "나는 진실, 투명성의 관점에서 최선의 행동을 취해왔고 진실성은 내 인생의 가장 중대한 가치였다"고 주장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1%나 폭락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