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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카드는 中 환율조작국 지정?

인민銀, 6거래일째 위안 절하 1弗=7위안 마지노선 근접..美, 다음주 지정 여부 검토

트럼프 다음 카드는 中 환율조작국 지정?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놓고 회오리에 휘말릴 전망이다. 달러당 위안 가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대에 바짝 접근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주 펴낼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환율조작 논란을 피하기 위해 7위안 아래로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가운데 위안 환율의 향후 변동성이 주목받고 있다.

■美, 압박수위 높이나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위안에 대해 우리는 물론 변동 추이를 계속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위안 절하는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우려가 다음 주에 발표되는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미국이 "중국이 시장지향 정책에서 벗어나 비시장 정책에 계속 의존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몰아치기식 대중압박 스타일과 중국 위안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부과 행보를 보이며 대중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지지층과 소비자의 불만이 표 이탈로 이어질 위험을 감내하며 관세부과를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관세부과에 따른 중국기업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해 위안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면 중국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로 압박했던 효과가 반감되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위안 가치는 지난 6개월간 달러 대비 9% 이상 떨어졌으며, 지난 8월 이후로는 2% 이상 내렸다. 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넘어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마크 챈들러 밴녹번글로벌포렉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가 만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계속 압력을 가하기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고 말했다.

■中, 위안화 관리 딜레마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가운데 중국도 위안 변동성을 놓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과 달리 중국 당국의 기조에 엇박자가 나는 형국이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위안을 비롯한 신흥국 화폐가치는 하락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미국 금리인상기에 신흥국이 환율을 안정시키고 자본유출을 막으려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정상이다. 그러나 중국은 경기성장 추세가 꺾이는 상황인 데다 내수침체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공급정책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인하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의혹 제기처럼 중국 당국이 적극적 위안화 가치절하에 나설 수도 없는 처지다.


만약 위안 가치 하락이 과도할 경우 중국 내 해외자본이 대규모로 이탈할 수 있다. 이는 중국 증시폭락을 낳는 초대형 악재로 이어져 오히려 중국기업의 유동성에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보유 중인 달러 매각 등을 통해 달러당 7위안 사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