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서울의 여대 화장실과 강의실, 공공장소 등에서 자신의 알몸과 음란행위 등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3일 오전 "동덕여대 캠퍼스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남성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이 SNS에 퍼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진과 동영상이 어디서 촬영된 건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날 오전 '동덕여대 불법 알몸촬영남 사건. 여성들의 안전권 보장,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현재 1만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자신을 동덕여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문제의 남성이 이달 6일 이 학교 강의실, 복도 등에서 알몸으로 찍은 사진들과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며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으로서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또 신속히 사건을 수사하고 이번 일을 공론화해 여성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한 학생은 "강의실 모양, 배치, 천장에 붙은 스티커, 쓰레기통 모양 등을 보면 해당 학교는 동덕여대임이 확실하다"며 "동덕여대 학우들은 해당 남성이 별다른 제제 없이 학교에 불법으로 출입해 알몸으로 자위를 하며 돌아다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며 학교 측의 안일한 안전관리에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남성이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강의실, 화장실 안, 정수기 옆 등 학교 내부 곳곳"이라며 "해당 남성이 불법 촬영카메라를 설치했는지 여부도 아직 미지수인 상태로 학우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남성이 사용하던 트위터 계정에는 동덕여대뿐 아니라 건국대와 서울의 모 중학교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 게재됐으며 백화점 화장실이나 공원에서 촬영된 사진도 게재됐다. 특히 서울의 한 세무서 앞, 지하철역 근처 등에서 촬영된 사진은 장소를 공공연히 알아볼 수 있도록 간판이 그대로 노출됐다.
해당 트위터 계정은 지난해 7월 개설돼 총 63건의 게시물이 게재됐다가 트위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일시 정지됐다.
등록된 게시물의 대부분은 나체 상태로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이었다.
경찰은 먼저 신고된 사진과 동영상을 분석해 촬영 장소 등을 파악한 뒤 해당 남성을 입건해 신원을 추적할 계획이다. 이 남성에게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등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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