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5일 통계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는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전임 통계청장 경질 논란이 주요 화두였다.
올해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로 촉발된 '통계 논란'으로 지난 1990년 통계청 설립 후 28년만에 최초로 단독으로 진행된 이번 국감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거셌다. 1·4, 2·4분기 통계는 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이 한해 전보다 각각 8%, 7.6% 급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따라 2·4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직후 취임한 강신욱 청장에 대한 사실상의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강신욱 통계청장, 인사청문회 방불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강 청장과 관련한 '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권의 입맞에 맞는 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황 전 청장을 경질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며 날을 세웠다.
포문은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이 열었다. 엄 의원은 "강 청장은 과거 마르크스 주의 경제이론에 대해 박사 논문을 썼다"며 "황수경 전 청장보다 정권 입맛에 맞는 통계를 양산하는 기대를 정권이 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전임 통계청장 경질 논란이 제기된 배경을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도 "(강 청장은) 임명 이후 부터 '코드 통계청장'이였다"며 "청와대는 지난 5월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이후 강 청장에게 가구소득 관련 분석 자료를 개인적으로 요청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2분기 가계동향 발표 후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경질되고 신임 청장이 왔다"며 "신임 청장과 통계청 직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성식 의원은 "정책을 주도한 사람이 책임져도 모자를 판에 통계청의 조사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가 신임 통계청장이 됐다"며 "이는 통계청 신뢰라는 인프라를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 속에 강 청장은 "전임 청장 인사와 관련해 아는 바도 없고 말씀드리기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코드 인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 청장 취임 후 가계소득과 지출을 통합한 '가계동향조사'와 관련한 비판도 이어졌다. 통계청은 가계소득통계와 가계지출조사로 나뉜 가계동향조사를 2020년부터 통합 작성하기로 했다.
■가계 소득·지출 통합조사···"통계 일관성 훼손 문제"
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이 방식은 불과 2년전 한계가 있다해서 바꾼 것인데 2년만에 똑같은 기관이 조사 방식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통계를 조작한다는 위험이 큰 만큼 개편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가계동향조사 개편이 청와대의 지시로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기획재정부간 '재정정보원 정보유출' 논란과 관련한 여진도 이어졌다. 여당은 심 의원을 국감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이를 거부하며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내일(16일) 재정정보원에 대한 국감이 진행되는데 서로 맞고발을 해놓은 상황에서 공정한 국감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심재철 의원을 재정정보원 국감에서 제외시키고 감사위원이 아닌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심 의원이 재정정보원의 정보 유출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자료 보관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니 배제하려는 의도"라며 "심 의원을 배제할 경우 재정정보원장과 기재부 장관까지도 직무정지 시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통계청 국감에 집중하도록 양해해 달라"고 중재하기도 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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