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씨가 지난 1월 19일 검찰에 송치, 경기도 용인시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재혼한 어머니의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관씨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김씨와 그의 부인 정모씨의 존속살해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사람이라면 해선 안될 행동을 했다"며 1심 판결과 같이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정씨에 대해서는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이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어머니와 이부동생을 어머니의 집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그의 계부마저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살해한 뒤 차량 트렁크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그는 범행 후 어머니의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내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주했지만 현지에서 붙잡혔다.
김씨는 생활비를 보내주는 등 경제적으로 도와주던 어머니가 2016년 8월부터 지원을 중단하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자신과의 만남 조차 거절하자 정씨와 함께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김씨 스스로도 잘 알다시피 사람이라면 해선 안되는 행동을 했고, 범행을 하게 된 과정과 동기 등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어머니나 계부를 죽이는 과정 속에서 살려고 몸부림 치는 이들을 다시 확인하고 살해하는 등 끔찍한 행동을 저질렀고,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김씨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사형에 대해 엄격하고, 사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이를 정당화할만한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한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김씨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보다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재범을 방지하고 교도소에서 고인들에 대한 명복을 빌면서 평생을 살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의 판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부인 정씨에 대해서도 징역 8년의 1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부인)정씨가 개입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남편이 사람을 죽인다고 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고, 일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 측면까지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상당한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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