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용정보사에 지급한 추심수수료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용정보법상 신용정보사가 할 수 있는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업무들을 위탁한 결과인데, 채권 회수 뿐만 아니라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업무에도 신용정보사에 위탁하다보니 채무조정의 유인이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신용정보사 수수료 지급현황'에 따르면 캠코가 2013~2017년 신용정보사에 지급한 수수료 총액이 2027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정보사들은 채권 회수 등의 영역에서 공공기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08년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용정보사가 신용회복지원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민간 경합의 정도가 큰 채권추심 업무는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해 공공기관으로서 민간업무 영역을 적극 보장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사에게 있어 공공기관의 채권을 위탁 추심하는 것이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실제로 신용정보사의 영업이익도 2008년 이후 급속히 늘어났다. 2008년 전체 신용정보사의 영업이익은 480억원 규모였으나 2009년 766억원, 2017년말 기준으로 925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캠코가 위탁하는 업무 내용상 신용정보법에 근거하지 않은 업무까지도 과도하게 위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정보회사는 회사 수익체계상 회수율과 수수료 수익이 연동되기 때문에 최대한 채권 회수를 많이 하려는 유인이 있고 채권추심인들이 회사 소속이 아닌 개인 사업자 지위이기 때문에 채권 회수 활동을 일일이 감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사의 업무는 공적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으로 채무액이 조정된 후 남은 채무액을 추심, 회수하는 업무에 국한되는 식으로 최소화 돼야 하지만 캠코는 채무조정 전에 채무자와 접촉해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조사하고 안내장을 발송하고 채무조정을 안내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모두 신용정보사에 위탁하고 있다.
제윤경 의원은 "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는 사적 금융기관과 달라야 하고, 이에 매 정부마다 국민행복기금 등 각종 공적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것"이라면서 "이런 업무를 신용정보회사에 맡겨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추심하고 채무조정 업무까지 전부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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