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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희룡 지사 “현장민생‧혁신성장…‘공공’ 일자리 1만개 창출”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성장동력 육성…‘제주형’ 테스트베드 구축
글로벌 블록체인 제주특구…규제자유특구 법안 연계, 초안 준비중 
민선7기 제주도정, 소통·실천 ‘역점’…도민 갈등 해소·대통합 ‘주력’

[인터뷰] 원희룡 지사 “현장민생‧혁신성장…‘공공’ 일자리 1만개 창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는 대기업이 없고, 기업 92.5%가 영세업체"라며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민간의 고용창출 능력을 함께 키워나가는 ‘일자리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좌승훈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민선7기 임기 내 경력단절여성과 사회경력 청년을 포함한 19∼39세 제주 청년을 대상으로 공공부문 정규직 청년 일자리 4년 내 1만개 창출을 약속했다. 당시 원희룡 공약 1·2·3호'가 모두 청년 일자리와 직결된 것이었다. 원 지사를 만나 공공부문 일자리 1만개 로드맵과 제주도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반 조성과 국제 블록체인 허브도시 추진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원 지사와 일문일답.

- 임기 내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1만개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 대기업이 없고, 영세 중소기업이 많은 제주의 고용현실에서 일자리는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2022년까지 공무원 2500명,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2500명, 공공·사회서비스 분야 5000명 등 공공부문 정규직 청년 일자리 1만개 창출을 목표를 세웠다.

공무원은 안전·복지·교육·환경·4차 산업혁명 등 현장민생과 혁신성장 분야에 수요가 있다.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은 신규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공공사회서비스는 복지·환경·장애인·문화·예술 등 공공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민간의 고용창출을 키워나가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민간부분의 투자 활성화와 혁신성장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다.

[인터뷰] 원희룡 지사 “현장민생‧혁신성장…‘공공’ 일자리 1만개 창출”
원희룡 제주도지사

- 제주도내 매년 대학 졸업예정자가 5464명이다. 매년 2500명이면, 46%에 해당하는 숫자다. 절반을 공공부문에서 흡수한다는 것인가?

▶ 제주청년들이 공공부문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1만개 창출 배경은 청년들이 제주에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 즉 임금이나 처우가 안정된 일자리를 마련해 청년이 머무르고, 돌아오는 제주를 만들자는 데 있다.

공공부문에는 공무원,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 2개 영역이 있고, 나머지 공공사회서비스 영역은 공공과 민간이 협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게 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이 81.4%를 차지하는 제주의 고용현실에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우선 단기적인 대책 차원에서 공공이 일정부분을 부담하는 것이다.

제주 특화산업과 연관된 분야의 공공기관 분원과 지사 유치 설립 등을 통해서도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겠다. 2022년까지 1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숫자를 채우기 위한 실적 위주의 일자리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려면 정책도 민간기업의 고용을 지원하는 쪽에 맞춰져야 하지만, 재정은 공공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 공공부문 일자리 1만개 창출을 위한 예산은 2500억원(국비 153억8300만원, 도비 2346억17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궁극적으로는,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민간 일자리까지 늘어나게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공 부문의 일자리가 민간의 일자리를 더 키우고, 제주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제주의 복지나 환경 등 인프라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일자리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블록체인을 비롯해 제주에서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신재생에너지와 연관 산업, 관광·문화자원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등 민간기업이 동반 성장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수 있다.

제주도정은 민간 기업 활성화를 위해 마중물을 붓고, 펌프질을 열심히 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공공의 기능을 충실히 하면서 제주의 민간 기업이 역량을 키우고 인재를 양성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 미래 먹거리로 제주도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첨단기술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지난 선거에서 공약했다.

▶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라는 타시·도와 차별화된 제도가 있어 각종 정책의 테스트베드로 최적지다.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테스트베드 조성 ▷4차 산업혁명 펀드조성 ▷블록체인 허브도시 조성 ▷제주형 규제샌드박스 도입 등을 실천계획으로 내놨다.

특히 블록체인 시장 창출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기업이 생겨나는 시점에서 제주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제주미래투자지주(가칭)를 설립하고, 재원은 교통·물류 등 ICT 기반 융·복합 산업에 투자하겠다.

이 밖에도 ▷스마트시티 조성 ▷빅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 관련 과제 발굴 ▷제주형 4차 산업 규제 샌드박스 존 지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관광·에너지·1차 산업 같은 제주 특화산업, 교통.환경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드론·5G·자율주행차·스마트팜·공유경제·스마트모빌리티 등 신기술 분야에서 제주지역 선도사업을 발굴하고,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

[인터뷰] 원희룡 지사 “현장민생‧혁신성장…‘공공’ 일자리 1만개 창출”

-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위한 법·제도적 과제와 함께, 정부와 도민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지 향후 정책방향을 이끌어갈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한데.

▶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위해 최근 국회를 통과한 지역특구법의 ‘규제자유특구’를 활용하거나, 제주특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자유특구는 신기술·신산업 추진을 위한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라고 할 수 있다. 규제자유특구의 경우, 법안이 발효되는 내년 상반기에 맞춰 제주의 특구 신청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연내에 특구의 기본적인 초안을 만들고, 내년에는 이를 공개하여 다듬는 작업을 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금까지는 제주의 방향을 주로 설명해 왔다.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산업의 기회를 선도하려면 국제적인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합리적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 4차 산업혁명위원회, 혁신성장본부 등에 기본적인 제주의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향후 제주의 신청안이 가다듬어지면 중앙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다.

도민 공감대 역시 블록체인 특구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 공청회·토론회 뿐 만 아니리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도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

- 제주코인 발행 계획은?


▶ 현재 제주코인 발행 계획은 없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한 베네수엘라의 페트로코인의 경우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고 선도하겠다는 목적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국가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성격이다. 암호화폐로 국가 재정을 마련한다는 이 같은 접근은 재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무력화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베네수엘라와 같이 극단적인 모델은 아니더라도 서울 노원구의 노원코인이나, 서울시의 S코인 등 지역 인센티브 장치로서 지자체가 토큰을 발행하는 모델이 가능할 것이다. 탄소 저감 등 친환경적 행동에 대해 제주가 토큰을 제공하고, 이를 지역 내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행동에 참여한 대가로 지역 토큰을 주고, 토큰을 어디서 사용할 수 있고, 토큰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등 광범위한 고려가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이미 투자가 진행된 상황에서 정책 변경은 ‘독’이다. 최근 개발업체를 중심으로 도가 추진하고 있는 투자유치정책의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제주는 성장과 변화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지난 4년간 6%대의 성장률 등 경제적으로 발전한 반면 난개발과 인구·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인프라 부족, 도민 삶의 질 저하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강력한 변화와 혁신의 드라이브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지구촌 경쟁시대의 흐름 속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제주도정의 원칙은 명확하다. 제주의 핵심가치이자 세계적인 자산인 청정자연을 보전하고,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제주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지역주민의 실질적 고용 및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 도민 이익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보전을 위한 강력한 가이드라인과 질 중심의 투자정책이 중요하다. 도민사회에서 일관성 있는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개발위주의 관광·먹튀 논란 등 도민 우려를 종식시키고, 난개발 방지 및 명확한 투자 원칙과 개발사업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정립해 왔다. 이를 토대로 민선7기는 전략적·선택적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성공적인 투자는 기업과 제주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투자기업도 함께 고민해야 하고, 도민과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인터뷰] 원희룡 지사 “현장민생‧혁신성장…‘공공’ 일자리 1만개 창출”

- 민선 7기 들어 대북사업 재개를 제안했다. 그러나 현행 법률상 지자체의 독자적인 대북지원은 어렵지 않은가?

▶ 제주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남북교류 사업을 전개하는 등 대북 교류협력을 선도해 왔다. 제주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동안 감귤 4만8000톤을 북한에 보내는 등 ‘비타민C 외교’를 통해 교류협력을 활발히 추진해 왔다. 이에 대한 북측의 화답으로 2002년 5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도민 830여 명이 초청받아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5·24 조치와 UN 및 미국의 대북제재로 현재까지 사업 추진이 중단됐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교류협력의 기틀을 다지는 데 민간 못지않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협력사업의 주체인 남북한 주민 개념에 법인·단체가 포함된 반면 지자체가 명시되지 않아 국회 의원발의로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향후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감귤 북한보내기 ▷제주-북한 평화크루즈 개설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 협력 ▷제주포럼 북측 대표단 참석 ▷남·북한 교차 관광 ▷에너지 평화 협력 등 ‘5+1 대북 협력사업’과 ▷청정에너지 산업을 통한 북한과의 경제협력 ▷먹는샘물 공동개발 등의 신규 사업들을 추가 발굴하고 적극 추진할 것이다.

- 민선6기 때 가장 아쉬웠던 점과 민선7기 때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과제가 있다면?

▶ 민선6기는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변화와 혁신의 물꼬를 트는 데 집중했다.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로의 전환, 부채 7500억 원 상환을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 대중교통·쓰레기·상하수도·주거문제 등 도민 불편사항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기반시설 확충에 힘썼다.

민선7기는 도민 갈등과 불편을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
폭넓은 통합과 적극적인 소통, 실천 위주의 도정운영으로 도민 대통합을 이루고, 제주가 마주하고 있는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 민선6기의 연속선상에서 일관성과 합리성을 담보하면서 인재를 키우고, 청정자연과 지역자원을 기반으로 도민자본·미래산업 육성,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 등을 통해 성장의 결실이 도민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 도민 행복이 선순환 하는 제주, 도민 모두가 고루 잘 사는 제주를 만들어 나가겠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