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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학비리 공익제보한 교사, 전교조 교사선언 참가 이유로 파면은 가혹“

대법 "사학비리 공익제보한 교사, 전교조 교사선언 참가 이유로 파면은 가혹“
사학 내부의 비리를 고발한 전력이 있는 교사에 대해 특정 정치세력을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를 들어 파면한 것은 가혹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학교법인 동구학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파면을 취소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로 학교 측의 승소를 확정한 것이지만, 해당 교사가 파면을 당할 정도의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원심의 입장은 그대로 유지됐다.

동구마케팅고 교사 안모씨(46)는 2012년 서울시교육청에 동구학원의 비리를 제보했다. 당시 교육청은 동구학원과 동구여중, 동구마케팅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인사·회계·시설 분야에서 17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했다. 이후 동구학원 측은 안씨를 내부 고발자로 지목해 2014년 8월 파면을 결정했으나, 소청심사위의 파면취소 결정으로 안씨는 학교로 복귀했다.

그러나 동구학원 측은 2015년 1월 안씨를 직위 해제한 데 이어 징계위원회를 열어 안씨를 또 한 번 파면하기로 했다. 안씨가 2014년 5월 세월호 추모 집회에 참여하는 등 교사 신분으로 정치적 활동을 하고 해직 기간에 학교 앞에서 시위를 진행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였다. 교원노조법 3조는 ‘교원의 노동조합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안씨는 곧바로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는 다시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동구학원 측은 안씨를 파면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동구학원 측이 주장한 안씨의 비위 사실 대부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안씨가 세월호 추모 집회에 참가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박근혜 책임져라' 등의 피켓을 들고 정치적 집회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연구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았다거나 수업 참관물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학교 측의 주장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안씨가 전교조 교사선언에 참가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청심사위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정치적이기는 하지만 우리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거나 반사회적 내용을 담고 있는 교사선언은 아니다"며 파면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