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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개편 충돌

입장차 커 추가 논의 예정.. 카드사 "존폐 걱정할 수준"

금융위원회와 카드사들이 25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을 놓고 첫 회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 논의를 더 진행키로 했다.

금융위는 총 1조원 규모의 수수료 인하에 반발하는 카드사들에 마케팅비용 축소를 통해 이를 해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무리한 마케팅비용 감축에 반발하며 약관 규정 완화를 통해 소비자들에 대한 부가서비스를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쟁점사항 내달 최종 확정

금융위원회는 이날 카드사들과 만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을 논의했다.

당국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설명하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각 비용항목에 대한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주요 쟁점은 카드 마케팅비용 반영비율과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여부,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변동 등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적격비용 항목에 대해 주요 쟁점사항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다음달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며 "추후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마케팅비용의 경우 그동안 카드사들은 반영비율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중소가맹점과 대형가맹점별로 마케팅비용 부담을 달리 적용하면서 축소해왔지만 이를 얼마나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심이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가맹점 혜택인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것도 문제다. 현재는 제도적으로 약관상 카드사의 탑재서비스를 3년간 줄일 수 없도록 돼있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줄어든 수수료비용을 벌충할 수 있도록 탑재서비스 축소가 필요하지만 약관변경이 가능할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금리변동 시 적절한 조달비용을 적용하는 것도 과제로 남는다.

■업계 "불만 넘어 생존 문제"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방안에 대해 불만을 넘어 생존의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조달 및 대손비용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로 카드사의 경영환경 악화는 곧 일자리 축소라는 결과를 낼지도 모른다는 전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환경이 악화돼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카드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가 마케팅비용을 줄여 원가를 0.23~0.25% 낮출 여력이 있다고 제시한 데 대해 "마케팅비용 축소를 가로막는 건 다름아닌 금융당국"이라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6년 카드상품 약관 의무 유지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인 이후 현재까지 카드상품 부가서비스 축소를 위한 약관변경 승인은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축소 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금감원이 약관변경에 대해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마케팅비용을 줄이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보호 측면도 이해는 되지만 업계 상황에 맞지 않고 유두리(융통성)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앞서 밴 수수료의 경우 지난 7월 정률제 기반을 적용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밴사와 밴 대리점 간에는 여전히 정액제로 적용하고 있어 추가 논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