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기상황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늘면서 요구불예금 회전율(예금 지급액/예금 잔액)이 연간 기준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할 것르로 전망된다.
이는 그만큼 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부동산 규제, 주식시장 폭락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은행에 묶이게 되면 경기 둔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8.5회로 올들어 두 번째로 낮았다. 지난 1월 20.9회였던 회전율은 2월 17.9회까지 내려간 뒤 20회 수준을 회복했으나 다시 18.5회로 내려갔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을 19.1회로 31년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와 투자에 들어가야할 돈이 원활히 돌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역대 최저 회전율은 1986년 18.4회였으며 역대 최고 회전율은 1999년 67회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하면 언제든지 빼서 쓸수 있는 돈이라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 인출이 자유로운만큼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예금주들이 달리 돈 쓸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10년 34.8회를 기록한 뒤 하락 추세다. 2013년말 처음으로 30회 미만인 28.9회를 기록한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이후 계속 낮아셔 지난해 처음으로 20회 아래로 떨어졌다. 올들어 8월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월평균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4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회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4분기 경기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4·4분기의 경우 10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16.5회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소폭 회복돼 11월 19.2회, 12월 19.8회를 기록했지만 20회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를 감안했을때 올해 4·4분기는 지난해와 달리 9·13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임대업 등 부동산 투자로 흘러들어가는 돈이 줄어드는데다 주식시장 폭락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