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이염, 결막염 등 가벼운 질환은 동네의원에서 진료받을 때 약값이 더 저렴해진다. 이들 질환으로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을 경우 동네의원보다 약값을 10~20% 정도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월부터 현재 고혈압, 당뇨병 등 52개 질환에 시행 중인 약제비 본인 부담 차등제의 적용 질환을 100개로 확대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제도는 가벼운 질환으로 대형병원을 이용할 경우 약제비 본인 부담을 높여 질환 특성에 맞는 의료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가벼운 질환은 동네의원을 이용하고, 대형병원에서는 중증진료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일반적으로 약을 지을 때 처방전을 발행한 의료기관의 종류와 관계없이 환자 본인은 약제비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이 제도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약제비 본인 부담 차등제가 적용되는 질환의 경우 환자는 처방전을 받은 의료기관이 상급종합병원인 경우 50%, 종합병원은 40%의 약값을 각각 내야 한다.
이번에 추가되는 질환은 중이염, 티눈, 결막염, 손발톱백선, 만성비염 등이다. 이러한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 외래진료 후 처방전을 발급받아 약국에서 조제 받으면 약제비 총액의 10~20%를 환자가 더 부담해야 하므로 동네의원을 찾는 게 좋다. 이외의 약제비 본인 부담 차등 적용에 해당하는 질병은 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불가피하게 의원에서 진료가 어려운 경우는 예외다.
6세 미만 소아의 장대장균감염, 뇌신경장애, 단순성 및 점액 화농성 만성 기관지염 등 일부 질환에는 약제비 본인 부담 차등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새로 추가되는 질환의 경우 의원에서 발급한 진료의뢰서를 지참해 종합병원에서 진료받는 경우(진료의뢰서 90일 한도)에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고형우 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은 "이번 질환 확대로 비교적 가벼운 질환은 의원이 맡고, 대형병원은 중증진료에 집중함으로써 의료기관 간 적절한 역할 분담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역사회 내 일차의료 활성화와 아울러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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