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의 제2 국가산업단지 안에 있는 유수지에 설치된 18.7㎿급 태양광 발전소. 한국남동발전이 2대 주주로 참여했다.
【군산(전북)=정상균 기자】전북 군산의 국가산업단지 안에 있는 유수지(37만2182㎡)에 18.7㎿급 태양광 발전소가 있다. '수상 태양광'으론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달 종합 준공해 현재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수상 태양광은 수면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데,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든 산업단지 유수지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지난 8일 방문한 이 곳은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물 위에 떠 있는 5만여개의 태양광패널(가로 1m, 세로 1.6m)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태양광 패널을 떠받치고 있는 부력체와 관절격인 힌지 구조로 결속돼 있어 진동을 흡수했다. 흐린 날씨임에도, 이날 오전 11시50분 기준 발전현황판에 표시된 발전량은 470.2kW. 화창한 날(최대 1만7000kW)에 비하면 발전량은 작다. 이 곳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에 수상태양광발전을 짓겠다'고 선언하면서 방문한 곳이다.
■수상태양광, 발전효율 등서 유리
수상태양광은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십수년 전부터 이미 일본 등에서 도입된 태양광발전 모델이다. 다만 다시 주목받는 것은 정부의 '3020 신재생에너지' 정책(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로 확대)에 따라 소규모 태양광 발전을 육·해상에 적극 확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은 친환경발전이긴 하지만 국토 난개발을 초래하는 부작용도 크다. 무분별한 설치로 인한 산림 훼손과 지역민과 많은 갈등, 태풍·홍수 등에 취약한 점, 통상 20년 정도의 수명이 지난 대량의 패널 폐기물 발생 등 여러 문제가 있다. 태양광 자체가 설비용량 대비 발전효율이 15%정도여서 다량의 태양광패널을 넓은 면적에 설치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보면, 수상 태양광은 유휴 수면을 활용하기 때문에 야산, 농지, 주택가 등에 설치하는 태양광에 비해 민원은 적다. 산림훼손도 없다. 수면의 냉각효과로 특히 여름철엔 발전효율이 지상 태양광보다 10% 가량 높게 나온다.
그러나 수상 태양광도 완전하지는 않다. 중금속 유출 등 수질 오염, 수중 생태계 영향 등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에하나 태풍 등 자연재해시 발생 가능한 피해도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수상태양광이 아직 본격 상용화되지 않아 장기적인 환경오염 등의 문제에 대해선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
전북 부안에 있는 전력신산업기술센터에서 만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김필규 선임연구원은 "수상태양광 발전은 국산 제품의 경우, 모듈·패널 등의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에 오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태양광 패널 세척시에도 빗물이나 수돗물로 씻어내 수질 오염 우려가 없다. (다만) 수상태양광 설치이후 수상생태계 변화에 대해선 (설치후) 최소 10년은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센터는 태양광모듈, 패널 등 신재생발전 제품의 품질을 인증하는 전문 기관이다.
이날 취재에 동행한 에너지정보문화재단 김승겸 사업추진실장은 "정부가 확대하고 있는 수상 태양광 발전에 대한 여러 오해들이 있어 사실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북 부안에 있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전력신산업기술센터에서 태양광패널의 품질, 안전성 등을 검사하고 있다.
■中과 차별화한 '한국형 수출모델' 필요
군산 수상태양광 발전은 국내 중소 태양광·풍력 설비업체가 지난 2016년 2월 사업을 제안해 국내 에너지 기업 및 금융권에서 자금(재해보험 포함)을 조달했다. 전북도 등으로부터 2년여간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 지난 2월 착공했다. 5개월여간 공사로 지난 7월 시운전에 들어갔다. 총사업비는 431억원. 지분 29%를 투자한 2대주주로 한국남동발전이 오는 2038년까지 이곳 전력을 장기구매(REC)한다. 수면 사용 임대료로 충북도에 20년간 53억원을 낸다. 이 곳의 설치된 태양광 설비는 한화큐셀 모듈 5만1912개,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폴리에틸렌(PE) 부력체 2만5925개로 모두 국산이다. 전력 생산량은 연간 2만5322MWh. 하루 중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시간은 평균 3.7시간(이용률 15%)이다.
군산 산업단지내 태양광발전 사업자인 디엔아이코퍼레이션의 박식 대표는 "이 곳은 수심이 일정하고 인근에 민원을 제기할 주민이 사는 곳이 아니다. 전력을 연결할 변전소도 부근에 있다. 여러모로 수상태양광 발전으론 최적의 장소다. 다른 지자체와 해외에서도 이 곳에 벤치마킹하러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상태양광을 재생에너지의 성장 대안으로 삼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민간 자본 10조원을 유치해 새만금에 4GW급 태양광·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태양광발전을 단기간에 대량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그쳐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태양광 발전의 수명은 통상 설치후 20년으로, 이 때까지 특별히 소모품 교체 또는 다른 시설투자는 없어도 된다. 유지 보수만 하면 된다. 공사 기간도 짧다. 이는 태양광발전을 짓는 것으로만 지속가능한 고용 창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중국산 태양광모듈은 비슷한 품질임에도 국산보다 15%정도 가격이 싸다. 이 때문에 태양광발전에 대한 대규모 국내 투자가 관련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선순환과 기술경쟁력 제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물량 가격공세의 중국과 차별화한 '한국형 태양광 모델'로 가격, 품질 경쟁력을 갖고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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