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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관세 집착' 트럼프, EU와 또 갈등?

최고 무역협상전술로 간주.. 관세부과 가능성 계속 언급
美상무부 조사 보고서 제출..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어

'車관세 집착' 트럼프, EU와 또 갈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 지난 7월 2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내 로즈가든에서 양자 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 워싱턴·서울=장도선 특파원 서혜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 위협을 최고의 무역협상 전술로 간주, 집착하고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자동차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내들어 동맹국들과의 통상갈등에 불씨를 당길지 주목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적으로 보좌관들에게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이 성공을 거둔 것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는 위협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산업정책 국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위 경제 참모들이 자동차 관세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음에도 자동차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도 같은 전술을 구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융커 "관세휴전 연말까지만"

EU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하자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와 협상을 제안했다는 것을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EU는 아직 자동차에 관해 미국에 어떤 중대 양보를 하지 않았으며 무역협상이 교착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좌절감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내다봤다. 더욱이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미국과의 '관세 휴전'이 올해 연말까지만 지속될 것 같다며 조만간 미국의 자동차 관세폭탄 가능성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융커 EU집행위원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행한 연설에서 "지난 여름 우리는 올해 말까지 특히 자동차 관세 관련, 새로운 무역분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성취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통상법에 의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려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수입 자동차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한달 전쯤 매티스 장관과 이야기를 나눈 한 소식통은 그가 자동차 관세는 동맹국들과의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티스장관은 아직 이 문제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악시오스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 자동차 관세 부과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일부 참모들은 철강·알루미늄관세의 경우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날 인내심을 잃고 자동차 관세 시행을 지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상무부 초안 백악관 제출

이런 가운데 미국 상무부는 수입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부과 조사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현재 백악관에서 해당 보고서를 회람중이며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통상팀과 만나 관세부과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지난 5월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승합차, 경트럭, 자동차 부품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상무부가 관세 부과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무부는 내년 2월까지 수입차 관세 부과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한다. 미 언론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협상 진전이 없는데 대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한편 미국의 자동차 관세 위협 속에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이번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무역협상에 앞서 탐색전을 갖기 위해 워싱턴을 찾을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