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 등 주요 쟁점사안 진통 거듭
내주 정무위 법안소위 관심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올해 초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서 내놓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진통만 거듭한 채 연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 문턱을 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지난 2016년 8월에 시행됐지만 그동안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출 과정과 관련한 투명성이 부족하고, 사외이사의 견제기능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올 3월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와 CEO 선임관련 절차 강화, 사외이사 외부평가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동안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진통이 이어졌다. 핵심으로 꼽히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는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에서 걸러지기도 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는 현재 최다출자자 1인에 대해서만 주기적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는 것에서 벗어나 심사대상을 최대주주 전체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주주로 확대한 것이다. 실제 금융사를 지배하는 소유주를 대상으로 적격성 심사를 시행해 금융사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이었지만, 규제개혁위는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방대하고 피규제자의 범위와 규제 도입에 따른 영향 분석이 미비하다며 철회를 권고, 금융당국이 이를 수용한바 있다. 최근 다시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련 법안(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만 별도)의 입법을 준비하고 있지만, 야권의 반대 기류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 오너들이 대상이 되는 것인데, 야권에선 이를 두고 재벌 옥죄기 등의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대주주 적격성 부분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핵심 쟁점 사안으로 이전에 위원회를 통해 빠졌었지만, 이번에 유 의원의 발의로 다시 국회에서의 논쟁이 거세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부분 외에 이미 국회에 넘어왔던 다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일부 야당 의원들과 관련 업계는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 연임시 외부평가를 의무화하는 것은 단순히 이사회 참석률과 같은 부분적인 요인만을 보게 돼 실효성이 제한되고, 감사가 이사회 내의 다른 위원회까지 겸직을 금지하기보단 위원회 성격에 따라 겸직 여부를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당초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올해 선순위 입법안으로 추진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고, 금융그룹통합감독법 등 다른 금융혁신법안 처리도 기약 없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 시행을 대비해 관련 시행령 및 감독규정 등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무의미한 노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면서 "연내 통과를 목표로 했던 핵심 금융 관련 법안들이 모두 지지부진함에 따라 정부 입장에선 매우 답답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무위원회는 오는 22~23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이전에 발의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과 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함께 심사할 예정이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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