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치매 환자에게 영상을 이용한 치매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치매는 한번 발병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치료도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를 시행합니다. 이 때문에 조기 발견해 최대한 진행을 늦추는 게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치매 진단에는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와 뇌영상, 혈액검사를 통해 진행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7분짜리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지현 박사, 전북대병원 신경과 김고운 교수와 함께 뇌과학에 기반한 시나리오로 만든 영상을 토대로 치매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나 교수는 "기존 검사는 환자의 긴장도를 불필요하게 높일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인지 능력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치매를 되돌릴 방법은 아직 없지만 늦출 수 있는 기회는 존재하는 만큼 간편하고 손쉬운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이뤄지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상은 생일을 맞은 1명과 파티에 초대받은 6명에게 일어나는 상황을 중심으로 한 미니 드라마입니다.
상영시간은 7분에 불과하지만 등장인물, 배경, 소품, 어투 및 억양 등 모든 요소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돼 개인의 인지기능 평가에 최적화됐습니다.
검사는 피험자가 드라마를 모두 시청한 뒤 관련 내용 등에 대해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드라마 전체 분량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으로 환자가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한 상태에서 영상을 시청하면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기존에는 치매 검사를 진행하면 여러 단어를 나열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외우라는 등 일종의 시험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새 진단법은 피험자의 인지기능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설문에 답한 피험자의 답변 내용은 기계학습을 통해 통계적 분석을 거쳐 만든 알고리즘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실제로 연구팀은 주관적 인지기능장애 환자나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매 환자 등 52명을 대상으로 검증에 나선 결과, 시험의 정확성을 가늠하는 민감도가 93.8 ~ 95.1%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을 본 피험자의 답변 내용만으로도 해당 피험자가 △정상 △경도인지 장애 △치매 등 어느 쪽에 속하는지 감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경도 인지장애를 보다 세분화하여 치매로 악화 가능성이 높은 아밀로이드 양성인 경우도 새 진단법으로 가려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치매 진단이 가능하면 향후 확진 시 필요한 핵의학검사(PET) 대상자를 간추릴 수 있어 불필요한 검사를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됩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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