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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리스크 부담에 DIP금융 개점휴업

DIP금융, 올 1500억 계획 캠코선 기업 선정도 못해
채권 매입만 257억에 그쳐

상환리스크 부담에 DIP금융 개점휴업

자금난을 겪고있는 회생절차 신청 기업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DIP(자금대여, Debtor In Possession Financing) 금융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1500억원 목표로 DIP금융을 계획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아직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조차 하지 못했다. 상환 리스크가 커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것부터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DIP금융은 금융공공기관이나 국책은행이 보유한 회생기업 채권을 매입한 후 지원할 기업을 선별해 해당기업에 신규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채권집중화 이후 시장성이 낮은 기업 중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에 대해 금융기관이 자체 신규 자금을 대여해 정상화를 지원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절차를 통한 실질적인 지원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금융지원을 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막상 상환부담에 부딪히면서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이다.

캠코는 올해 1500억원 규모로 자체 예산을 수립하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구조혁신 자금 지원을 계획했다.

채권매입과 DIP금융으로 회생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아직 DIP금융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하지 못했다.

11월 기준 257억원 정도의 채권만 매입한 상태다. 올해 예산 1500억원 중 20%도 채 안되는 금액으로 채권 매입을 통해 일부 회생 가능성을 열어둔 정도다. 실제 기업에 대한 지원까지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은 DIP금융 지원 대상 기업 선정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회생기업은 이미 손실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으로부터 낙인이 찍힌 경우가 많은데다 정상화 가능성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실제 DIP금융 지원기업 선정 기준이나 조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이에 제도 보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DIP금융은 정부 지원을 받은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주로 시행해왔다.


팬오션(옛 STX팬오션)이나 쌍용차, 한진해운, 대한해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이원정공 등이 DIP지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시중은행 중에는 처음으로 우리은행이 DIP금융 추진을 검토했으나 검토 과정에서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DIP금융이 사실상 법정관리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인데 리스크가 크다보니 은행들이 선뜻 지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자금 지원을 받는 국책은행 정도만 드물게 수행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