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이후 38개 지점 통합 대형화
DGB가 품은 하이투자증권도 복합점포 개소에 지점 전략 변화 예고
미래에셋대우가 점포 통폐합을 가속화하면서 증권업계 구조조정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들어 총 19개의 점포를 통폐합, 대형화시켰다. 지난해 합병 이후로는 총 38개의 점포를 통폐합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지점 수는 145개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사측의 무리한 점포 통폐합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미래에셋대우노조 관계자는 "2016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할 당시 박현주 회장은 250여개 점포를 가져야 한다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했다"며 "하지만 단체교섭 중 지점 통폐합을 통해 점포 30%를 감축하겠다고 밝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포 통폐합은 본사 조직 개편과 슬림화에 이어 저성과자 양성과 원격지 발령, 직무변경 등으로 연결돼 결국 비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게 된다"며 "실질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지점 대형화를 통한 영업전략이라고 해명했다. 미래에셋대우관계자는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지점 상당수가 근거리에 있어 영업범위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고, 대고객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점포 대형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점포 대형화 전략일 뿐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DGB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하이투자증권도 DGB금융지주가 복합점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기존 점포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방지주 최초로 종합금융사로 닻을 올리게 된 DGB금융지주는 연내 은행과 보험, 증권을 아우르는 첫 복합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들 이외에 다른 증권사들도 지점 통폐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나서는 이유는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 등 비용 감소를 통해 수익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다. 통상 지점이 많으면 고정비가 늘기 때문에 영업 레버리지도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증권사들의 순익이 늘어났지만, 향후 대내외적으로 변동성이 고조되면서 만만치 않은 장세가 예상된다”며 “시황의 변화가 클수록 증권사 지점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은 늘 수 밖에 없다. 이에 선제적으로 지점 통폐합 및 자연스러운 인력 구조조정 등을 도모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지점 통폐합뿐만 아니라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다수 있어 이에 대한 논의도 시작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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