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사진)은 20일 내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소로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이날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BOK)-BIS 공동컨퍼런스'에서 가진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무역분쟁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소"라며 "무역분쟁은 불확실성을 높이고 투자 및 소비 둔화,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에도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3.7%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분쟁 전망에 대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 협상에서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거 멕시코와 트럼프간 협상 전례에서 보듯 미중도 대화로 해결하길 바란다. 미중 간 무역분쟁 시 세계경제 불확실성과 성장을 저해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분명한 밑그림을 갖고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년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은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구조개혁을 늦출 경우 낮은 잠재성장률은 불가피하다"며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인프라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한 경쟁으로 생산과 노동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다자간 무역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및 한국에서의 자본유출 우려의 경우 현실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연준은 꽤 오랫동안 신호를 줘왔고 신흥국도 그 변화에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다"며 "한국은 거시경제가 견조하고 인플레이션를 잘 조절했으며 금융시장은 안정돼 대외적으로 견조한 위치에 있다.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자칫 위기의 트리거(촉발 요인)가 될 수 있는 달러당 7위안 돌파와 관련해서는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예상된 선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BIS 이사 선인과 관련 "중국, 일본, 인도가 3개국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 BIS 이사회에 들어와 있는데 이번에 한국이 들어오면서 BIS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서 아시아의 무게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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