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김치전도사의 '처가방', 상표권 분쟁서 '처갓집'에 패소

김치전도사의 '처가방', 상표권 분쟁서 '처갓집'에 패소

김치전도사의 '처가방', 상표권 분쟁서 '처갓집'에 패소

일본에서 '김치전도사'로 불리는 오영석 '처가방' 대표가 양념통닭으로 유명한 '처갓집'과의 상표권 분쟁에서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5부(서승렬 부장판사) 한식업체 처가방이 처갓집을 상대로 낸 상표등록무효 사건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 1996년 상표 등록에 성공한 처갓집은 앞서 '처가'라는 이름의 상표도 출원해 상표권을 획득했다. 1990년의 일이다. 이후 양념통닭 등을 히트시키며 '국민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에 비해 처가방의 국내 상표 등록은 비교적 늦은 2016년에 이뤄졌다.

그러나 역사 자체는 처가방도 짧지 않다. 처가방은 지난 1993년 일본에서 '사이카보(처가방의 일본식 독음)'라는 이름으로 먼저 영업을 시작했다. 처가방의 오 대표는 1996년 일본에 '김치박물관'을 개관하는 등 한국 음식 알리기에 열심인 인물로 알려졌다. 현재는 국내 상표 등록 이후 경기도 판교 등 한국에서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처갓집은 특허심판원에 "처가방의 서비스표는 처갓집의 표장과 유사하고 지정 서비스업 또한 동일하거나 유사해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두 업체의 표장이 유사하고 한식업·식당체인업 등 지정 서비스업이 유사해 처가방의 등록은 무효로 돼야 한다"며 처갓집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처가방 측은 이같은 특허심판원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특허법원을 찾았다.

처가방 측은 "처가방은 오 대표의 한식점업 서비스표로 알려져왔고, 처갓집의 경우 닭튀김음식점·닭튀김요리체인점에 사용된 것이어서 두 서비스표가 공존해도 고객 보호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의 역할이 엄연히 다르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반해 처갓집 측은 "두 표장의 중요 부분은 '처가'"라며 "두 상표의 호칭이 유사하고 관념도 동일해 고객에게 출처의 오인 및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허법원은 "'처가'라는 문자로 구성된 외관이 유사하고, 호칭과 관념도 동일해 수요자에게 오인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며 처갓집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또 "처가방이 1993년부터 일본에서 한국음식점업을 이어왔고 한국에서도 상표 출원 이전부터 신문과 잡지 등을 통해 소개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처가방이 처갓집과 헷갈리지 않을 정도로 일반 고객 및 거래자에게 알려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처가방 측은 특허법원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 한차례 더 법리공방을 펼치게 됐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