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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체험기]난방용으로 폐타이어까지...울란바토르 대기질 '심각'

[기자 체험기]난방용으로 폐타이어까지...울란바토르 대기질 '심각'
지난 13일 오전 8시께 몽골 울란바토르시 전경. 제3호 석탄발전소를 비롯해 가정에서 생석산을 때서 하늘이 뿌연 연기로 덮여 있다./사진=유선준 기자
[기자 체험기]난방용으로 폐타이어까지...울란바토르 대기질 '심각'
지난 14일 오후 석탄 연기로 뒤덮인 몽골 울란바토르시 아파트촌(왼쪽)과 쓰레기 등을 태워 추위를 피하는 도시 외곽지역의 게르촌(오른쪽).
몽골은 '황사의 발원지'이다. 또 겨울철 올란바토르 등 주요 도시에서 생석탄을 사용해 대기질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황사·생석탄 연기 등이 뒤섞인 먼지가 중국 상하이시 등 공장지대를 거쳐 거대한 미세먼지로 발전, 우리나라에 상륙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대기질 개선이 시급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기획보도를 통해 울란바토르시 대기질 오염의 피해를 소개하고 대안책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울란바토르(몽골)=유선준 기자】"도시 전체의 공기가 뿌옇고 냄새도 좋지 않네요"
지난 12일 오후 5시께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칭기스칸 공항에서 만난 시민단체 푸른아시아 관계자들에게 한 말이다. 푸른아시아는 황사 및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몽골 등에 나무심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시민단체이다.

■"회색빛 도시, 뿌연 연기 먼저 느껴져"
서울을 떠나기 전 울란바토르시의 대기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은 하고 있었으나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심각했다. 우리나라의 1980~90년대를 연상케 하는 낙후된 건물들이 즐비한 데다 산지사방에 석탄 연기까지 뒤덮여 회색 도시 그 자체였다.

푸른아시아 관계자는 "아직 도시가스를 설치할 나라의 환경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울란바토르 전체가 생석탄을 사용한다"며 "대기질이 워낙 좋지 않아서 시민들은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울란바토르시는 몽골 인구 약 300만명 가운데 150만여명인 절반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원래 50만명이 들어설 수 있게 계획된 도시지만 점차 초원이 사막화가 되면서 유목민들까지 유입돼 인구수가 급증한 것이다.

호텔로 이동 중 목재로 만든 집과 아파트·공공기관·호텔 등에 난방을 공급하는 제3·4호 석탄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뿌연 연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난방용으로 쓰레기 등 소각도 한몫"
다음날 푸른아시아 몽골인 통역 직원 등과 함께 게르촌으로 이동했으나 이번에는 빽빽이 들어선 차량 행렬로 옴짝달싹 못했다.

일본 도요타·혼다 등 외제차와 국산 기아·대우 등 트럭 및 승합차 세상인 가운데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과 껴들기 차량, 매연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시간 뒤 도착한 시의 산 중턱의 게르촌도 연신 뿜어내는 검은 연기로 가득했다.

도시 빈민으로 일컬어지는 유목민들은 쓰레기, 타이어 등을 태우고 있었다. 푸른아시아 관계자는 "(빈민들은) 생석탄을 살 돈이 없어 보이는 것들을 모두 태워 겨울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