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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제주시장 “제로에너지건물, 모든 공공건축물에 적용”

내년부터 공공 건축물 설계 단계부터 ‘제로에너지’화 
한림읍·애월읍사무소 신축공사에 ‘패시브’ 공법 적용
민간영역까지 확대 추진, ‘탄소 없는 섬’ 정책 뒷받침  

고희범 제주시장 “제로에너지건물, 모든 공공건축물에 적용”
고희범 제주시장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는 내년부터 새롭게 건립되거나 개·보수가 이뤄지는 모든 공공 건축물에 대해 화석에너지의 사용과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제로에너지건물(nealy Zero Energy Building)'로 만들기로 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26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향후 공공 건축물을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형태로 설계한 '제로에너지건물' 조성 방침을 밝혔다.

패시브 하우스는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건축 방식을 말한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 쓰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다.

직접적 냉·난방설비의 도움 없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선한 공기를 보조적 설비 수단으로 조금 온도를 올리거나 내림으로써 1년 내내 평균 20℃의 온도를 유지, 냉·난방 비용을 일반 주택의 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시는 이 같은 패시브하우스로 공공건물을 설계하고, 연차적으로 태양광 패널,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추가로 설치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하우스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제로 에너지 빌딩이 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고효율 저에너지 소비의 실현과 함께, 건물에 자체적인 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또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계절이나 시간, 바람 등 외부 환경에 의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에 큰 편차가 존재하기에 기존 전력망과의 연계를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우선 내년 신축공사가 추진되는 애월읍·한림읍사무소 청사, 우당도서관 기능보강사업, 원노형 경로당 증축공사 등에 패시브 공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이를 위해 기존의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녹색건축 인증 및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기준보다 강화된 청사 관리 자체 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의 지침 시행을 위해 관련 조례도 개정키로 했다.

또 민간 자문 및 표준설계 지원 등을 통해 제로에너지하우스를 민간 영역으로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 시장은 "제로에너지건물 계획은 건물이 소모하는 에너지가 지구 전체 소비량의 36%를 차지하고 있음에 따라, 에너지절감 및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 없는 제주 2030'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 시장은 이어 제로에너지하우스 전문가로 알려진 이명주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의 발표 내용을 인용하면서, "건물을 국제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설계하면,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겨울철 온도는 20도, 여름철 온도는 26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기술을 접목하면 기존 건물 대비 난방 에너지 요구량은 82%, 냉방 에너지 요구량은 61%가 절감되고 연간 에너지 요구량은 6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 2016년 지역에너지 통계연보를 기준으로, 제주의 경우 31%의 에너지가 건물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도시화가 될수록 그 수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제로에너지건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제주시는 에너지자립마을 추진자문단 회의를 가동하면서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조만간 세부계획을 수립해 이 사업을 밀도 있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건축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독일 패시브하우스 인증 국내 첫 제로에너지 주택단지인 '노원이지하우스' 견학 등을 실시하는 한편, 제로에너지주택단지 연구원 및 관련 전문가 등과 협의해 설계지침 및 매뉴얼 등을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