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운명이나 험난했던 시즌을 마친 현역 최다 승 투수 상위 5명 중 2명만 최종 선택이 남았다.
현역 최다 승 투수 1위 배영수(37·137승)가 한화를 떠나 두산에 입단했다. 2000년 프로에 입문한 배영수의 세 번째 팀이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한 배영수는 한화를 떠났다. 이번에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다. 보상 조건 없이 자유롭게 타 팀과 계약할 수 있으나 베테랑이 새 직장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배영수와 손을 잡은 건 2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두산이었다. 1년 전 정재훈, 김성배와 재계약을 포기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지만 투수 자원이 필요했다. 김강률의 부상과 장원준, 유희관의 부진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배영수의 연봉은 1억원. 2018시즌 5억원보다 80%나 삭감됐다. 그렇지만 계속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둔 배영수다.
배영수의 두산 이적으로 현역 최다 승 상위 5명 중 3명의 운명이 결정됐다. 배영수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장원삼(35·121승)은 LG 유니폼을 입었다. 배영수와는 ‘잠실 라이벌’로 재회하게 됐다.
장원삼은 2018시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삼성에서 설 자리가 좁아진 그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배영수, 장원삼 못지않게 마음고생이 많았던 장원준(33·129승)은 이적이라는 옵션을 없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도 행사하지 않았다. 두 자릿수 승리도 8시즌 연속에서 끝난 그는 두산에 남아 명예회복을 꿈꾸기로 했다.
다만 배영수, 장원삼과 마찬가지로 연봉 삭감의 칼날을 피하긴 어렵다. 장원준은 2018시즌 3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장원준의 개인 최소 기록으로 데뷔(2004년) 시즌 승수와 같다.
윤성환(37·127승)은 장원준과 다른 선택을 했다. FA를 신청했다.
삼성이 아닌 팀에서 그를 영입하려면 최대 24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타 팀 이적은 어렵다. 그렇다고 갈 곳을 못 찾아 현역 은퇴 수순을 밟거나 사인 앤 트레이드까지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 윤성환은 사자군단의 에이스였다. 2018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이기도 하다. 상징성이 크다.
그렇지만 삼성과 마주할 협상테이블이 마냥 따뜻할 수 없다. 윤성환은 현역 최다 승 상위 5명 중 가장 많은 이닝(117⅓이닝)을 소화했지만 기복 없던 활약과 거리가 있었다. 퀄리티스타트도 다섯 번 밖에 없었다.
현역 최고령 투수 임창용(42·130승)에겐 가장 힘겨울 겨울일지 모른다. KIA와 동행은 세 시즌 만에 끝났다.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임창용은 시즌 후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새 팀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삭감이 불가피한 몸값(5억원)이야 크게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적지 않은 나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두산과 LG가 베테랑 투수를 보강했으나 임창용까지 추가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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